[우크라 침공] "푸틴 최측근 해외자산 최소 20조원"
비영리 언론단체 '푸틴 조력자이자 수혜자' 35명 자산 추적
"해외 대도시에 저택·요트·전용기 등 150건…유령회사 세워 추적망 회피"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연계된 러시아 고위층의 해외 자산이 지금까지 파악된 것만 최소 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21일(현지시간) 추정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 프랑스 르몽드 등 세계 주요 매체와 언론 단체가 참여한 '조직범죄·부패 보도 프로젝트'(OCCRP)는 이날 '러시아 자산 추적'(RUSSIAN ASSET TRACKER) 웹사이트를 출범하고 이같이 밝혔다.
OCCRP는 우선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을 포함한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 부호)와 고위 관료 35명을 지목해 이들의 자산을 추적한 결과 세계 곳곳에서 150건 이상을 찾아냈으며, 이는 170억 달러(약 20조8천억원) 상당이라고 잠정 발표했다.
OCCRP 설립자인 드루 설리번은 "푸틴 아래 러시아는 극소수가 통제하고 있다"며 "이들은 푸틴의 권력을 비호하는 조력자인 동시에 러시아인의 희생으로 유지되는 푸틴 체제에서 이득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추적 대상에 오른 인물은 신흥 부호, 국영기업 총수, 방송계 인사, 장관, 정계 고문, 지역 거물 등이다.
앞서 서방의 제재 명단에 오른 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 '철강왕' 알리셰르 우스마노프, 세계 최대 알루미늄 회사 루살의 총수 올레그 데리파스카도 등도 포함됐다.
추적 기간은 2020년부터 최근까지로, 자산 종류별로는 저택 35채, 아파트 43채, 요트 7척, 전용기와 헬리콥터 11대 등을 망라한다.
특히 이들 자산은 런던, 뉴욕, 파리 등 세계 주요 대도시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이번 추적망에 포착된 인사 중 아브라모비치 자산이 80억 달러(9조7천억원), 데리파스카 57억 달러(7조원), 우스마노프 33억8천만 달러(4조원) 등으로 나타났다.
이중 데리파스카의 자산은 알프스 호텔, 초대형 요트, 헬기 이착륙장이 있는 선박, 런던·파리·워싱턴DC·뉴욕에 각각 호화판 부동산 등 26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전 부총리이자 국가개발공사 회장인 이고르 슈발로프의 6천500만 달러(795억원)짜리 전용 제트기 등도 추적망에 걸렸다. 그는 오스트리아, UAE, 이탈리아에 총 3천500만 달러(424억원) 어치 부동산도 소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추적한 자산은 지금까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것도 다수 포함됐다고 OCCRP는 설명했다.
이들이 지금까지 신탁 펀드를 거치거나 해외에 유령회사를 세우는 방식으로 추적망을 피해갔기 때문이라고 OCCRP는 덧붙였다.
OCCRP는 '러시아 자산 추적' 웹사이트에서 추가 공개를 예고했으며 이와 관련해 익명 제보를 받는 중이다.
OCCRP의 추적 대상 35명은 푸틴 대통령의 정적인 러시아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해 폭로한 명단을 토대로 했다.
newgla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