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젤렌스키 "마리우폴 극장 생존자 130명 구조…수백명 갇혀있어"

입력 2022-03-19 01:47
[우크라 침공] 젤렌스키 "마리우폴 극장 생존자 130명 구조…수백명 갇혀있어"

"서방 국가 무기 공급 너무 느려…우크라 첨단 무기 못받으면 서방 도의적 패배"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극장에 대한 포격 이후 130여 명이 구조됐지만, 수백명이 여전히 잔해에 갇혀있다고 밝혔다.



그는 개전 23일째인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화상연설에서 "130명 이상이 구조됐지만, 수백명의 마리우폴 주민들은 여전히 잔해 아래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남부에 대한 포격이 이어지고 있지만, 마리우폴에서 구조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지난 15일 어린이를 포함한 수백명의 민간인이 대피한 마리우폴의 한 극장을 폭격했다고 밝혔지만,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인권 활동가 류드밀라 데니소바는 앞서 극장 지하의 방공호가 포격을 견뎌냈고, 일부 어른과 어린이가 생존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힌바 있다.

포격 당시 극장에는 1천여명이 대피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상업위성 업체 맥사(Maxar)가 14일 촬영한 사진에는 건물 앞과 뒤쪽 2곳에 러시아어로 '어린이들'(дети)을 뜻하는 단어가 흰색으로 크게 적혀 있다.

우크라이나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은 이날 러시아군의 지원을 받으면서 마리우폴 도심에서 포위망을 좁히면서 우크라이나 측과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러시아군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등 친러 분리주의 반군 장악 지역과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인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점령하기 위해 3주 넘게 도시를 포위한 채 집중 포격을 가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의 무기 공급이 너무 느리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또다시 서방 지도자들에게 우크라이나가 첨단 무기를 받지 못한다면 그들에게 도의적 패배가 될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유럽 항구는 러시아 선박의 입항을 거부해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를 떠나지 않은 일부 서방 기업들을 규탄했다.

그는 "모든 서방 기업은 우크라이나를 떠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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