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 백신 등으로 코로나 사망자 수만큼 구할 수 있어"

입력 2022-03-18 23:07
"말라리아 백신 등으로 코로나 사망자 수만큼 구할 수 있어"

이코노미스트 "고효능 말라리아 백신 9월 이후 배포 예상…향후 30년간 2천만명 구해"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올해 중 세계 첫 말라리아 백신이 출시될 예정인 가운데 말라리아 백신 접종 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망자 수만큼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19일자)가 온라인으로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나와 있는 말라리아 백신의 효능은 단지 30%에 불과하지만 77%의 효능을 자랑하는 백신이 영국 옥스퍼드 과학자들에 의해 개발되고 있다.

임상시험이 잘 되면 오는 9월 세계보건기구(WHO)에 사전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후 생산은 연간 최대 2억 회분까지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

말라리아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염력이 5∼20배나 강하며 2020년 말라리아 사망자 62만7천 명 가운데 96%는 아프리카에 살고 있었다.

새 백신 등장을 포함해 말라리아를 퇴치하기 위한 세 갈래 전략이 추진 중이다.

일부 효능이 입증된 수단으로 살충제 처리를 한 침대 모기장과 치료 약물 배포가 다른 두 가지로, 더 많은 사람에게 도달할 수 있다.

이밖에 또 하나의 과학적 진보는 유전자 조작을 한 모기를 보급하는 것이다. 모기의 재생산이 지속해서 이뤄질 수 없게 해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를 사멸되게 하는 것이다.

일각에서 생태계 교란의 우려가 있지만 게이츠재단 등 큰 후원자들은 이 같은 '유전자 드라이브'를 지지하고 있다.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모델 예측가들은 충분한 자원이 있다면 2030년까지 이런 전술을 동원해 합동으로 말라리라 사망자를 75%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럴 경우 아프리카의 인구 급증세를 고려할 때 총 2천만 명의 생명을 향후 30년간 구할 수 있다. 이는 이코노미스트가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증가한 사망자 수를 추산한 것과 맞먹는다.

잡지는 "생애 주기로 측정했을 때도 이 효과는 코로나를 훨씬 능가한다"라면서 "코로나가 주로 고령층을 사망에 이르게 한다면 말라리아 사망자의 80% 정도가 5세 이하 연령대"라고 말했다.

경제적 혜택도 마찬가지로 인상적이다. 말라리아에 걸린 성인은 평균 3일간 일을 쉬어야 한단.

이를 75% 줄인다고 봤을 때 20년 동안 140억일의 추가 근무일을 산출할 수 있는 수치다. 곧 나이지리아의 연간 노동력 공급과 같다.

생산성도 향상할 수 있다. 말라리아는 치명적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의 성장을 저해하고 코마 등으로 인식능력 발달을 방해한다.

잡지는 "코로나19 백신에 관해 아프리카 가난한 나라들은 기다리는 줄의 뒤쪽에 서 있어야 했으나 또 다른 면역학적 기적(말라리아 백신)에 대한 오랜 대기는 이제 끝나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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