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미, 이란 혁명수비대 테러 조직 해제 안 돼"

입력 2022-03-18 22:37
이스라엘 "미, 이란 혁명수비대 테러 조직 해제 안 돼"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이 이란 혁명수비대에 대한 미국의 테러 단체 지정 해제를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현지 언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인을 비롯해 수천 명을 살해한 테러 그룹"이라며 "미국이 이 단체를 테러 조직 리스트에서 제외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성명은 이어 "혁명수비대는 레바논의 헤즈볼라인 동시에, 가자지구의 이슬라믹 지하드, 예멘의 후티 반군, 이라크 무장단체와 동격"이라며 "이들은 레바논을 붕괴시켰고, 이란 민간인을 억압했으며, 유대인, 기독교들을 살해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이스라엘의 반발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협상 타결을 앞두고 미국이 혁명수비대에 대한 테러 조직 지정을 철회할 수 있다는 언론 보도 이후 나왔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지난 16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란의 중동지역 긴장 완화 약속을 조건으로 혁명수비대를 테러 조직에서 해제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직 당시인 지난 2019년 4월 혁명수비대를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미국이 외국의 정규군을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건 처음이었다. 당시 이란은 이에 맞서 중동에 주둔하는 미군을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다.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과정에서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당시 최고지도자에 의해 창설된 혁명수비대는 이란의 신정일치 체제를 떠받치는 핵심 군사 조직이다.

이란 헌법상 정규군 산하 조직이지만, 이란군 전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력 규모는 육·해·공군을 합해 총 12만5천여 명에 달한다.

이란의 탄도미사일·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통제·관리하고 이란 경제 분야에도 영향이 가장 커 군대 이상의 조직이라는 평가도 있다.

혁명수비대는 이스라엘과 군사적으로 맞서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장 정파 하마스,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등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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