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15년만에 새 원전 가동…기후변화 대응·러 의존도 경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핀란드가 유럽 지역에서 약 15년 만에 처음으로 신규 원자력 발전소 가동에 들어갔다.
최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자국산 에너지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고 유럽 국가들을 위협하면서 유럽에서 에너지 자립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17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핀란드 남서부 유라요키에 위치한 올킬루오토 3호기(OL3)가 이번 주 전력 시험 생산에 들어갔다.
1.6GW(기가와트) 규모인 OL3은 핀란드가 최근 40여 년 사이 처음으로 만든 원전이다. 당초 2009년 가동할 예정이었지만, 일부 기술적 문제에 따른 소송이 진행되면서 13년 동안 지연된 바 있다.
OL3은 우선 0.1GW 규모로 시험 생산을 시작했고, 7월 말까지 전력 생산을 최대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OL3 사업자인 TVO 측은 "OL3이 핀란드의 전력 자급률을 상당히 개선시키고, 탄소 중립 달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OL3이 완전히 가동될 경우 핀란드 전력 수요의 14%를 담당할 수 있어, 러시아·스웨덴·노르웨이에서 전력을 수입할 필요가 줄어든다. 핀란드의 전력 순수입량은 매년 13TWh(테라와트시) 정도인데, OL3이 가동되면 2025년까지 5TWh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를 통해 전기 요금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유럽에서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폭발사고를 계기로 탈(脫)원전 흐름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탄소배출을 줄여 기후변화에 대응할 과도기적 수단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에 따라 원전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각국의 치열한 찬반 논란 속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월 원자력 발전에 대한 투자를 환경·기후친화적인 녹색분류체계로 분류하는 규정안을 확정해 발의했다.
독일은 안전 우려를 들어 원전을 줄인 반면 프랑스와 영국은 원전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EU가 가스 수요의 40%를 러시아산에 의존하는 가운데, EU는 러시아의 공급 중단 가능성에 대비해 1년 안에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3분의 2 줄이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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