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프랑스 클라우드업체에 '반독점법 위반' 피소
OVH클라우드 "MS 소프트웨어 쓰는 기업은 MS 클라우드 쓰게 유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가 프랑스의 한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로부터 반(反)독점법 위반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프랑스의 'OVH클라우드'가 몇몇 다른 회사들과 함께 지난 여름 유럽연합(EU)의 반독점 기구인 EU 집행위원회에 이런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그동안 미국과 유럽에서 정보기술(IT) 공룡을 겨냥한 반독점 조사의 소용돌이가 점점 확장하는 상황에서도 대체로 표적에서 벗어나 있었던 MS가 이 소용돌이 속으로 점차 빨려 들어가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관계자에 따르면 OVH클라우드는 MS가 기업용 소프트웨어인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제품군 등 자사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을 문제 삼았다. MS의 '애저 클라우드'가 아닌 경쟁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비용이 더 많이 들게 하는 방식으로 이런 제품을 판매한다는 것이다.
OVH클라우드는 또 MS가 아닌 타사의 클라우드 서비스에서는 MS의 소프트웨어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MS의 소프트웨어 제품을 쓰는 기업체는 MS의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함께 이용하도록 간접적으로 유도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OVH클라우드의 대변인은 "MS는 자사의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약화시키고 고객의 선택을 제한했다"고 주장했다.
MS는 피소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은 채 "우리는 어떻게 하면 파트너를 가장 잘 지원하고, 다른 클라우드 제공업체를 포함해 모든 환경에서 MS 소프트웨어를 쓸 수 있게 할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WSJ은 EU 행정부와 의회가 최근 클라우드 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고 전했다. MS는 이 시장에서 지배적 사업자는 아니지만 전통적인 기업용 제품 시장의 지배력을, 고속 성장하는 클라우드 사업과 연계하는 것을 두고 우려가 제기돼 왔다.
유럽에서도 클라우드 시장은 빠르게 크고 있지만 그 과실의 대부분은 아마존과 MS, 구글 등 3개 미국 IT 업체가 가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 조사업체 시너지 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이들 3개 사의 점유율은 69%에 달한다.
유럽 최대 클라우드 사업자인 도이체 텔레콤 점유율은 2%, OVH클라우드 점유율은 1%에 그친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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