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나토 동진 탓 전쟁 나"

입력 2022-03-18 01:40
[우크라 침공]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나토 동진 탓 전쟁 나"

"푸틴과 통화에서 곧 우크라와 합의할 것이란 예감 들어"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 탓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고 로이터통신과 남아공 매체 뉴스24 등이 보도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날 케이프타운의 한 행사에서 러시아를 규탄하라는 요청을 자신은 반대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토가 동쪽으로의 확장이 더 큰 지역 불안정을 야기할 것이라고 자신들의 지도자와 관리들 사이에서 지난 수년 동안 나온 경고에 귀를 기울였더라면 전쟁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견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주장이기도 해, 중재자를 자임한 라마포사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나 서방에 의해 받아들여질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나토 확장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주된 원인이라는 주장은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교수가 최근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를 통해 재론한 바 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다만 남아공은 "무력의 사용이나 국제법 위반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모스크바 당국은 침공과 관련, 인위적 국가인 우크라이나를 무장해제하고 그 지도부 '나치 세력'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키이우(우크라이나 수도) 당국과 서방 동맹은 러시아가 도발을 당하지 않았는데도 이웃나라 우크라이나를 예속시키려고 전쟁을 일으켰다고 믿는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또 푸틴 대통령이 앞서 자신과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협상이 진전되고 있다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도 물리적 충돌을 곧 종식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와 합의가 곧 이뤄질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는 아직 통화하지 않았지만, 곧 통화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남아공은 이달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유엔 총회 결의안에서 기권한 바 있다. 남아공의 이런 입장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의 신흥 경제 5개국) 회원국 중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진 브라질과 달리 비판을 받았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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