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00만명 동학개미, 송곳 질문으로 주총장 달궜다

입력 2022-03-16 11:59
수정 2022-03-16 12:03
삼성전자 500만명 동학개미, 송곳 질문으로 주총장 달궜다

한종희 부회장, GOS 논란에 "고객 마음 헤아리지 못했다" 사과

'MZ세대 주주 표심 잡아라'…포토존·응원메시지 월 등 마련

작년보다 배 가까운 1천600여명 현장 참석



(서울·수원=연합뉴스) 조재영 김철선 기자 = 500만명이 넘는 동학개미 주주들을 보유한 삼성전자[005930]의 제53회 정기 주주총회가 16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주총장에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급확산세 속에서도 지난해(900명)보다 2배 가까이 많은 1천600여명의 주주들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사전 전자투표를 진행했고, 코로나19 방역 등을 고려해 온라인 생중계도 병행했다.

의안 상정에 앞서 삼성전자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 DS부문장 경계현 사장이 나와 사업 부문별 경영현황에 관해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 연말 세트 사업을 통합해 새롭게 출범한 DX부문은 사업 간 경계를 뛰어넘는 통합 시너지를 확대하고 미래 신성장 동력을 키워나갈 계획"이라며 "특히 고객에게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혁신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지속 성장하는 사업 구조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로봇과 메타버스 등을 신성장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 부회장은 고사양 게임 시 스마트폰의 과열을 막기 위해 갤럭시S22의 화면 해상도 등을 강제로 저하시키는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논란에 대해선 "고객 여러분 마음을 처음부터 헤아리지 못했다"며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사내·사외이사 선임 등의 안건이 상정돼 원안대로 통과됐다.

경계현 DS 부문장(찬성률 86.34%)과 노태문 MX사업부장(97.96%),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86.11%),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98.04%) 등 사장 4명은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사외이사로는 김한조 하나금융공익재단 이사장이 재선임됐고, 한화진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석좌교수와 김준성 싱가포르투자청(GIC) 매니징 디렉터는 신규 선임됐다.



이날 주총장에서는 주주들의 송곳 질문과 지적이 이어졌다.

"지난해 9만원대까지 오른 삼성전자 주가가 30% 넘게 하락했는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달라", "노태문 MX사업부장은 GOS 논란에 대해 삼성 팬들에게 합리적인 납득(설명)을 주지 못했다", "삼성의 주인은 주주인데 삼성 노조의 성과급 요구가 과도하다"는 등의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주총은 전반적으로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주주들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여러 이벤트를 마련했다.

행사 시작 전 여러 나라 출신의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주주들께 감사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더욱 열심히 일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환영 영상을 방영했다.

주총장 로비에는 MZ세대 젊은 주주들의 취향을 겨냥해 '주주총회 포토존'과 삼성에 바라는 점등을 메시지로 작성해 부착하는 '응원메시지 월'도 마련했다.

삼성전자의 주주는 동학 개미들의 폭발적인 증가에 힘입어 약 504만명(2021년말 보통주 기준) 수준으로, 2020년 말의 214만명 대비 약 136% 늘어났다. 특히 20~30대 '젊은 주주'들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날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각별히 신경을 썼다.

수원컨벤션센터 3층(3천40㎡)과 1층(7천877㎡)을 모두 대관해 최대한 많은 주주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되 주총이 열리기 엿새 전부터 매일 방역 소독을 했다.

또한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7명이 3곳의 건강확인소에서 의심환자를 진료하고, 발열이 의심되는 주주들은 따로 설치된 외부중계소에서 중계를 지켜보며 주총에 참석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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