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재' 화웨이, 내수 힘입어 세계 통신장비시장 1위 고수

입력 2022-03-16 10:44
'미국 제재' 화웨이, 내수 힘입어 세계 통신장비시장 1위 고수

델오르 그룹 보고서 "화웨이 작년 점유율 28%로 1위 유지"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미국의 고강도 제재로 궁지에 몰린 중국의 거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華爲)가 외국 시장에서는 입지가 축소되고 있으나 중국 내수 시장의 수요 증가로 여전히 세계 1위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 시장조사업체인 델오로(Dell'Oro) 그룹의 최신 보고서를 인용해 화웨이가 약 1천억 달러(약 124조5천억 원) 규모의 지난해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28%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세계 통신장비 시장의 점유율 2위는 핀란드의 노키아, 3위는 스웨덴의 에릭슨이며, 이들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약 16%에 달한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지난해 세계 통신장비 시장의 규모는 2020년보다 7%가량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그러나 지난해 각 기업의 구체적인 매출액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델오로 그룹은 화웨이가 미국의 고강도 제재 여파로 중국 이외의 시장에서는 입지가 축소됐지만, 차이나모바일(中國移動通信), 차이나유니콤(中國聯通), 차이나텔레콤(中國電信) 등 중국 3대 통신업체들의 강력한 수요 증가에 힘입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고수했다고 분석했다.

델오르 그룹의 무선접속네트워크(RAN) 부문 책임자인 스테판 퐁그라츠는 "화웨이는 여전히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면서 "이는 화웨이의 중국 시장에 대한 장악력, 통신 부문 포트폴리오 수준, 탄력성 등을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3대 통신사업자들이 5세대(5G) 이동통신 네트워크 구축에 박차를 가함에 따라 화웨이의 통신장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RAN을 포함한 5G 기지국 건설은 화웨이와 또 다른 대형 통신장비업체인 중싱(中興·ZTE)이 사업자로 참여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에만 총 200만 개에 달하는 5G 기지국을 구축할 계획이다.

중국은 오는 2025년까지 6억 명의 5G 가입자를 확보해 5G 분야의 세계 선두 주자로 올라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미국의 고강도 제재 여파로 화웨이의 지난해 매출은 30%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관찰보에 따르면 궈핑(郭平) 화웨이 그룹 순환회장은 지난해 말 회사 구성원들에게 보낸 '2022년 신년사'에서 2021년 매출액이 6천340억 위안(약 118조5천억 원)으로 작년 대비 28.9%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제재로 궁지에 몰린 화웨이 그룹의 런정페이(任正非)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11월 초 "평화는 투쟁을 통해서 성취할 수 있다"면서 임직원들에게 '대미 결사 항전' 의지를 주문하기도 했다.

런정페이는 최근 화웨이의 '군단'(軍團) 조직 창설과 관련한 내부 행사에서 '영웅적인 희생' 등의 어휘를 사용하면서 임직원들에게 "끝까지 싸우자"고 촉구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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