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터키·이스라엘 중재로 평화회담 진전되나…"휴전합의 중요"
우크라 "조만간 성과 나올수 있어"…양측 대화 회의적 전망도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가 터키와 이스라엘의 중재를 통한 평화 회담 개최에 외교력을 쏟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이날 국영방송을 통해 러시아와 평화회담 장소 및 논의의 틀을 확정하기 위해 터키·이스라엘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돌랴크 고문은 "이 일이 잘 풀리면, 회담이 열릴 것"이라면서 "향후 며칠 안에 성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 잠정적인 화해가 관측되고 있으며, 평화회담을 위한 양측의 입장을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일부 사안에서 화해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우리도 그것을 인지하고 있으나, 무엇보다 (회담을 위해서) 휴전에 합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6일 푸틴 대통령과 통화하고 "휴전은 인도주의적 우려를 해결할 뿐 아니라 정치적 해결책을 찾을 기회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터키 외무부는 당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의 정상회담을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개전 후 벨라루스에서 세차례 대면 협상을 벌였다.
대면 회담 후에도 양측은 화상으로 기술적 협의를 계속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측 대표단은 13일 타스 통신에 "지난 회담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으며, 곧 양측이 서명할 문서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지난 10일 터키 안탈리아에서 만나 1시간가량 회담한 바 있다.
이스라엘도 전쟁 중인 두 국가에 대한 중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가까운 동맹으로서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고 우크라이나 정부에 연대를 표하며 인도주의 지원을 했지만, 위기 완화를 돕고자 러시아와도 소통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에게 예루살렘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정상 회담을 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양측의 대화에 대한 어두운 전망도 여전히 존재한다.
영국 국방·안보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러시아 전문가 나티아 세스쿠리아는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일시 휴전도 합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외교적 해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최대한의 목표를 이루려고 노력할 것"이라면서 러시아가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전쟁은 계속되리라 전망했다.
프랑스 몽테뉴 연구소의 외교전문가인 미셸 뒤클로는 AFP 통신에 "러시아는 상대방을 굴복시키는 외교 개념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최후통첩' 방식의 외교"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터키에서 이뤄졌던 두 국가 외무장관 회담도 우크라이나와 외부 세계에 혼란을 주기 위한 러시아의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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