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러, 점령지 멜리토폴 시장 납치 후 새 시장 세워"(종합)

입력 2022-03-13 18:16
수정 2022-03-14 12:34
[우크라 침공] "러, 점령지 멜리토폴 시장 납치 후 새 시장 세워"(종합)

헤르손엔 '친러 자치 공화국' 설립 시도…주의회 "우리는 우크라" 반발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점령지에 이른바 '친(親)러시아 괴뢰 정부'를 세우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CNN방송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군에 시장이 체포된 우크라이나 남부 멜리토폴시에는 새로운 시장이 임명됐다.

멜리토폴시가 속한 자포리자주 정부는 이날 멜리토폴 시의회 의원이었던 갈리나 다닐첸코를 새로운 시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다닐첸코는 텔레그램에 올린 성명을 통해 "주요 임무는 도시를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뉴욕포스트와 영국 일간 가디언은 다닐첸코는 러시아가 세운 시장이라고 보도했다.

멜리토폴시는 러시아군 침공 사흘만인 지난달 26일 점령된 이후 지난 11일에는 이반 페도로프 시장이 무장한 괴한들에 의해 시청 밖으로 끌려가는 모습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이는 우크라이나 정치인이 친러시아나 세력에 의해 구금된 첫 사례로, 러시아가 시장을 체포한 지 하루만에 새로운 시장을 앉힌 것이다.

러시아 지원을 받는 루한스크주의 지방 검사는 페드로프 시장이 테러 활동을 돕고 자금을 지원하는 등 테러 조직의 일원이라는 혐의를 받는다며 현재 이를 조사 중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에서는 러시아가 친러 자치 정부를 세우기 위한 주민투표를 계획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왔다.

유리 소볼레프스키 주의회 부의장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러시아가 헤르손에 '인민 공화국'을 세우고 우크라이나의 일부를 장악하려는 시도를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분열시키고 자국 내 새로운 '괴뢰 정부'를 세우려 한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2014년 돈바스 전쟁 당시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 반군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수립을 위해 주민투표를 했다.

이후 내전이 계속됐고 8년 뒤인 지난달 2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DPR과 LPR의 독립을 승인한 뒤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이같은 '괴뢰 정부' 수립 시도에 우크라이나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헤르손주 의회는 이날 투표를 통해 헤르손은 여전히 우크라이나 영토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유리 소볼레프스키 헤르손 주의회 부의장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의원들은 헤르손 지역이 우크라이나라는 것을 투표로 인정했다"며 "헤르손은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우크라이나의 핵심 지역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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