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복귀 앞둔 메타, 직원들 복지혜택 축소·폐지하기로
직원들은 불평…메타 "하이브리드 근무 도입 따라 복지 조정하는 것"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앞둔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이 직원들에게 제공하던 각종 복지 혜택을 축소하기로 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익명을 요구한 메타 직원들을 인용해 11일 이 회사가 그동안 제공해오던 세탁·드라이클리닝 등의 무료 서비스를 축소하거나 폐지한다고 직원들에게 공지했다고 전했다.
무료 저녁 식사 시작 시간은 오후 6시에서 오후 6시 반으로 늦춰진다.
식사 시간 조정도 직원들에게는 불편한 일인데, 직장에서 집까지 데려다주는 마지막 셔틀버스가 통상 오후 6시에 출발하기 때문이다. 큼직한 포장 박스에 음식을 담아 집에 가져가는 일도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이 신문은 "페이스북에서 풍성한 직원 특전의 전성기가 어쩌면 끝나가는지도 모르겠다"면서 "이번 조치는 실리콘밸리의 변화하는 일터 문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타는 최근 몇 달간 내부 고발자의 폭로로 회사의 어두운 이면이 드러나면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고, 작년 4분기에는 부진한 실적에 이용자 감소 징후가 나타나면서 주가가 반 토막 나는 등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번 복지 혜택 축소 조치는 이와는 관계가 없다고 메타는 밝히고 있다. 그보다는 재택 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혼합형) 근무 모델로 전환함에 따라 달라질 복지 수요를 반영해 몇 달 전부터 복지 프로그램을 조정하기로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이에 따라 일부 사무실 복지 혜택을 없애는 대신 올해 건강 수당을 약 700달러에서 3천달러(약 370만원)로 확대했다.
그러나 복지 축소 소식이 알려지자 직원들은 안내문에 '다른 방식으로 이를 보상할 계획이 있느냐', '사전에 직원 설문은 했느냐' 등의 댓글을 달며 불평을 쏟아냈다.
그러자 이 회사의 앤드루 보스워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번 조치를 두둔하며 직원들에게서 특권 의식이 엿보인다고 타박했다. 일부 직원은 보스워스의 어조가 전투적이었다고 전했다.
음식 서비스팀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이번 조치가 메타의 일터 문화를 손상할 것이란 주장에 대해 강한 톤으로 반박했다고 한다. 그는 "솔직히 말해서 우리 동료가 스테이크로 가득 찬 포장음식 상자 3∼10개를 집에 가져가려고 챙길 때 아무도 우리 직장 문화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 이번 결정은 600만개의 포장음식 상자를 없애면서 일부 오용 사례를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메타의 이번 조치가 구글·아마존 같은 다른 정보기술(IT) 기업들에도 경고 사격이 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무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원들에 대한 보상으로 무료 식사와 직장 내 각종 여가·운동시설, 의료 서비스 등 다양한 특전을 제공하던 실리콘밸리의 IT 기업들이 새로운 하이브리드 업무 모델에 맞춰 조정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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