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푸틴 마이동풍…"서방, 외교로 전쟁 못 끝낸다 비관"

입력 2022-03-12 15:31
수정 2022-03-12 19:18
[우크라 침공] 푸틴 마이동풍…"서방, 외교로 전쟁 못 끝낸다 비관"

러-우크라 평화협상 교착…서방 개입 주저에 더 난항

"기승전 '푸틴'…서방, 제재강도 높이며 반응 기다릴 수밖에"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과 유럽 관리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외교적으로 끝낼 방법이 거의 없다는 비관을 내비치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의 한 관리는 CNN에 "우리 입장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는 협상 해결책을 지지한다는 것"이라며 "이 해결책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러시아에) 압력을 가하고 있지만, 현재 푸틴 대통령은 이를 원하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 당사국들은 몇 차례 외교적 접촉을 시도했으나 현재까지 유의미한 진전은 없는 상태다.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진행한 3차례 협상은 인도주의적 측면에 초점을 맞췄을 뿐 휴전과 관련해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지난 10일의 양국 외무장관 회담도 서로 입장차만 확인하며 휴전 합의는 진척이 없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이에 대한 서방의 시선은 회의적이다.

CNN은 종전을 위한 외교적 해결법이 진전될 수 있을지에 대해 미 관리들이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푸틴 대통령의 행동으로 봤을 때 외교적인 돌파구를 찾으려는 의지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지난 10일 "우크라이나가 참여하길 원하는 외교적 접근법을 지지할 것"이라면서도 "이는 현재로서 희망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서방이 사태에 직접 개입하는 것에 조심스럽다 보니 교착상태에 빠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협상도 추가 돌파구를 마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관리들은 미국 정부가 최근 양국 정상과 회담한 국가들과 접촉을 계속하고 있지만 푸틴 대통령과 직접적으로 대면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크리스티안 프리크 주미 에스토니아 대사도 CNN에 외교적 해법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다고 평가했다.

프리크 대사는 "외교적 자원을 어차피 다른 쪽에서 실패로 만들 노력에 쓰는 것은 거의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을 전쟁에서 물러나게 할 수 있는 세계 정상이 있는지 묻는 말에 "푸틴 대통령 그 자신"이라고 답하며 오직 푸틴 대통령만이 사태 해결을 위한 열쇠를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프리크 대사는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행동을 인정하는 것은 결국 당사자한테 달려있다"며 "그는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비극적이고 끔찍한 일을 했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자국민에도 나쁜 일을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나날이 러시아를 옥죄는 경제 제재가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도록 러시아를 바꿀 수 있다는 희망론도 남아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러시아는 전장에서 압력에 직면하고 있고 본토에서는 경제난을 겪고 있다"며 "이런 압력이 더해져 러시아가 선의로 협상테이블로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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