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카르텔 격전지' 미초아칸서 소도시 시장 피살
마약왕 엘멘초 고향인 아길리야 시장, 괴한 총에 사망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멕시코 마약 조직들의 영역 다툼이 치열한 중서부 미초아칸주 소도시에서 시장이 괴한에 피살됐다.
11일(현지시간) 멕시코 언론과 EFE통신 등에 따르면 미초아칸주 아길리야의 세사르 발렌시아 시장이 전날 오후 관용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에 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다.
알프레도 라미레스 베도야 미초아칸 주지사는 "철저하게 조사해서 범인을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 멕시코시티 서쪽의 미초아칸은 여러 마약 밀매 조직들의 핏빛 영역 다툼 탓에 멕시코 내에서도 강력 범죄가 잦은 지역이다.
특히 인구 1만4천여 명의 아길리야에선 최근 2년 넘게 혼란이 계속됐다.
현재 멕시코에서 가장 악명높은 마약 조직인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과 지역 연합 카르텔의 세력 다툼이 격화하면서 주민들의 탈출도 이어졌다.
사실상 마약 조직들에 장악됐던 아길리야는 지난달 군이 투입되며 다소 안정을 찾는 듯했으나 안정은 오래가지 못했다.
아길리야는 멕시코의 신흥 '마약왕'인 CJNG 두목인 네메시오 오세게라, 일명 '엘멘초'의 고향이기도 하다. 엘멘초에겐 미국 정부의 현상금 1천만달러(약 123억원)가 걸려 있다.
발렌시아 시장이 살해된 날 미초아칸주의 누에보 파랑가리쿠티로에선 범죄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5명이 총격전 끝에 사망하기도 했다. 경찰은 32명의 용의자를 체포했다.
미초아칸주는 아보카도와 라임의 주산지이기도 한데, 카르텔 다툼으로 인한 치안 악화는 이들 작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카르텔들이 '전쟁세' 명목으로 농가에서 돈을 뜯어내면서 라임 가격이 급등했고, 지난달 미초아칸에 파견된 미 농무부 검역관이 누군가에게 위협을 받자 미국이 멕시코 아보카도 수입을 한때 중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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