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비 급등에 각국 정부 보조금·세금감면 나서
"석탄값 올해 t당 500달러까지 오를 듯"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국제유가 급등으로 연료 가격이 오르자 각국이 보조금 지급이나 세금 감면 등의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일랜드는 지난 9일 국민의 연료비 부담을 덜기 위해 휘발유와 디젤유에 대한 물품세를 8월 말까지 감면한다고 발표했다.
포르투갈은 연료에 부과하던 특별세의 세율을 낮추기로 했다.
대선을 한 달여 앞둔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조만간 연료 가격 급등에 따른 가계 부담 경감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브라질도 디젤과 가솔린에 대한 새로운 보조금 지급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체코 정부는 연료비 급등에 맞서 바이오연료를 의무적으로 배합하도록 한 규정을 폐지하는 한편 자동차세도 인하한다는 방침이다.
영국에서는 부가가치세 인하를 주장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는 각국의 연료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각국 정부가 감당해야 할 정치적·경제적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료가 급등이 경제성장을 갉아 먹을 수도 있으며, 카자흐스탄과 이란, 짐바브웨처럼 정치적 불안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어 각국 정부가 적극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휘발유 가격은 이번 주 역대 최고가인 갤런당 4.3달러(약 5천292원)를 기록했으며, 여름 성수기가 시작되는 5월 말쯤엔 갤런당 5달러(약 6천153원) 정도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국에서도 휘발유와 디젤 가격이 리터당 1.58파운드(약 2천546원)와 1.65파운드(약 2천660원)로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관련, 세계적 석유기업 BP와 셸이 공급부족 우려로 지난 2주간간 독일 시장에 디젤 현물을 공급하지 않았다고 로이터가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로이터는 러시아발 수급 불안 우려로 한쪽에서는 사재기에 나서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물량을 움켜쥐고 내놓지 않는 등 석유 시장이 매우 혼란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화력발전소들의 석탄 사용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올해 석탄 가격이 t당 500달러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에너지 정보업체 라이스태드 에너지가 전망했다.
라이스태드 에너지는 서방이 러시아 석탄을 제재하거나 러시아 수출항의 운영 차질이 현실화하면 석탄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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