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슈뢰더 전 독일 총리 푸틴 만나 종전 중재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에서의 종전을 위한 중재에 나섰다고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슈뢰더 총리(1998∼2005)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푸틴 대통령과의 친밀한 관계를 단절하지 않아 독일 안팎에서 강력한 비판에 직면해왔다.
푸틴 대통령과 연계된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의 이사장을 맡은 슈뢰더 전 총리는 최근 러시아 가스기업 가스프롬 이사로도 지명된 바 있다.
슈뢰더 총리의 모스크바행은 러시아와의 평화협상단 소속인 한 우크라이나 정치가와의 회담 끝에 성사됐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슈뢰더 전 총리가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를 위한 가교가 될 수 있을지 보고 싶어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안드리 멜리니크 주독일 우크라이나 대사는 지난주 슈뢰더 전 총리가 모스크바와 키이우간 중재에 나서기 위해 시도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독일 정부는 슈뢰더 총리의 중재 역할에 대해 사전에 통보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슈뢰더 전 총리에 대한 우크라이나 측의 접근은 스위스 출판사 링기어를 통해 이뤄졌다. 키이우의 한 우크라이나 정치가가 링기어의 마크 발더 최고경영자(CEO)와 접촉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슈뢰더 전 총리를 중재자로 활용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슈뢰더 전 총리를 자문으로 두고 있는 링기어측은 그와 접촉했고, 슈뢰더 전 총리는 아내와 함께 지난 7일 이스탄불로 가 루스템 우메로프 우크라이나 의원이 이끄는 우크라이나 대표단과 만났다. 우메로프 의원은 최근 벨라루스에서 이뤄진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에 참석한 바 있다.
우메로프 의원은 슈뢰더 전 총리에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의 관계를 이용해 종전 중재를 시도해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슈뢰더 총리는 우크라이나 측으로부터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한 포부와 크림반도의 상황, 돈바스 지역의 미래에 관한 지침을 받아 푸틴 대통령과 만남을 요청한 결과, 10분 만에 허락을 받았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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