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EU, 러 에너지 단계적 수입 중단…시간표는 미정

입력 2022-03-10 11:53
[우크라 침공] EU, 러 에너지 단계적 수입 중단…시간표는 미정

EU 정상들, 베르사유 회의서 합의 예정…전면 중단 시점은 언급 안해

"우크라에 EU 회원국 지위도 부여 안할 듯"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유럽연합(EU)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러시아 원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EU 회원국 정상들은 오는 10∼11일 프랑스 베르사유 회의에서 러시아 원유, 가스, 석탄 수입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데 합의할 예정이다.

로이터가 보도한 합의문 초안에서 정상들은 "러시아의 침략 전쟁으로 유럽 역사에 지각 변동이 생겼다"면서 "우리는 2030년까지 신성장과 투자 모델 설계, 유럽의 자주 확립, 의존도 감축을 위해 더 단호한 움직임에 나서고, 우리 안보에 더 책임을 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합의는 러시아에 맞서는 서방 제재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로이터는 내다봤다.

다만 이들 정상은 러시아 에너지 수입이 전면 중단되는 시한을 설정하지는 않을 것으로 로이터는 예상했다.

이는 유럽 국가마다 러시아 의존도가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되며, 특히 독일, 이탈리아, 헝가리, 오스트리아가 의존도가 높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8일 유럽에서 공급처 다변화, 신재생 에너지 투자, 에너지 효율 향상 등으로 올해 말까지 러시아 가스 수입이 3분의 2가량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는 미국이 같은 날 러시아 원유 금수라는 초강력 제재를 발표한 것과 확연한 온도 차를 보이는 것이다.

집행위의 목표는 미국과 달리 단기에 실행 가능한 방안이 아니라 일종의 목표 제시인 데다 이행은 회원국 정부의 몫이어서 구속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EU는 가스의 90%, 석유제품의 97%를 수입하는데, 이 중에서도 가스 40%, 원유 25%가량을 러시아에서 들여오는 상황이다.

EU 정상들은 또 베르사유 회의에서 우크라이나를 강력 지지하는 문구를 채택하겠지만, 우크라이나에 EU 후보국 지위를 부여할 가능성은 작다고 EU 관계자들은 밝혔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을 받은 지 나흘 만인 지난달 28일 공식적으로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요청했다.

뒤를 이어 옛 소련에 속했던 조지아와 몰도바도 EU 가입을 신청하면서 EU 회원국 대사는 이들 3개국의 가입 신청에 대한 검토 절차를 시작하는 데 지난 7일 합의한 상태다.

발트 3국과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신속 절차를 적용해주자는 입장이지만, 이미 가입 신청을 했던 국가와 충돌을 빚을 수 있다는 게 EU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다만 EU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에 EU 후보국 지위를 부여하는 게 EU 입장을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으며, "우크라이나에도 우리가 함께한다는 걸 입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newgla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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