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가스전을 탄소 저장고로…SK E&S, 해외 CCS 프로젝트 본격화
동티모르 해상 '바유운단 가스전' 탄소저장 프로젝트 설계 착수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SK E&S가 곧 생산이 종료되는 가스전을 이산화탄소 저장고로 재활용하는 CCS(이산화탄소 포집·저장) 프로젝트의 첫발을 내디딘다.
SK E&S는 동티모르 해상에 있는 '바유운단'(Bayu-Undan) 천연가스 생산설비를 CCS 플랜트로 전환하기 위한 기본설계(FEED) 작업에 착수한다고 10일 밝혔다.
FEED는 프로젝트 적용 기술의 타당성 검증을 마친 후 최종투자 결정에 들어가기 전, 설비 전체에 대한 설계와 투자비를 도출하는 과정이다.
바유운단 가스전은 SK E&S(지분율 25%)와 호주, 이탈리아, 일본 등 5개 글로벌 에너지 기업이 공동으로 지분을 보유한 가스전으로 내년 초 생산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SK E&S는 4개 파트너사와 함께 바유운단 가스전 CCS 프로젝트의 상세 설계를 확정하고 이에 따른 투자비를 구체화할 예정이다.
앞서 SK E&S는 2012년부터 개발에 참여해온 호주 '바로사 가스전'에 탄소 포집 기술을 적용해 저탄소 액화천연가스(LNG)를 생산하고, 2025년부터 20년 동안 연평균 약 100만t(톤)을 국내로 도입한다는 계획을 지난해 밝힌 바 있다.
바로사 가스전의 천연가스에서 포집한 탄소들을 바유운단 가스전의 지하 3㎞ 사암층에 영구 저장하는 것이 SK E&S와 파트너사들의 이번 CCS 프로젝트의 구상이다.
SK E&S 관계자는 "천연가스 액화 과정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도 탄소배출권 구매 등을 통해 배출량 전량을 상쇄시킬 계획"이라며 "궁극적으로 탄소중립 LNG를 국내로 들여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SK E&S는 바유운단 가스전의 기존 생산 설비와 해저 파이프라인 등을 탄소 수송·주입 설비로 재활용해 사업 경제성을 높일 계획이다. 바유운단 CCS는 연간 약 1천만t의 탄소를 저장할 수 있고, 향후 처리 규모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SK E&S는 올해 호주, 동티모르 정부와 이번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인허가 절차를 밟고 내년 초 CCS 설비 구축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상요 SK E&S LNG부문장은 "기술 역량 고도화와 철저한 검증을 통해 바유운단 CCS를 글로벌 탄소중립 허브로 성장시키겠다"며 "앞으로도 책임 있는 에너지 기업으로서 저탄소 가스전 개발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k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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