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 치료제 미리키주맙, 궤양성 대장염에 효과"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난치성 피부질환인 건선 치료제로 개발된 미리키주맙(mirikizumab)이 염증성 장 질환인 궤양성 대장염(UC: ulcerative colitis)에도 효과가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염증성 장 질환은 면역체계가 대장(궤양성 대장염) 또는 주로 소장(크론병: Crohn's Disease)을 표적으로 오인, 공격함으로써 장 점막에 다발성 궤양과 출혈, 설사, 복통을 일으키는 만성 난치성 장 질환이다. 완화(remission)-재발(relapse)이 반복하며 진행된다.
영국 런던의 휩스 크로스(Whipps Cross) 대학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새미 호크 박사 연구팀이 궤양성 대장염 환자 1천16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미리키주맙이 투여된 환자 4명 중 1명이 복통과 설사 증상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9일 보도했다.
환자 중 24명은 미리키주맙 투여 3주 만에 증상이 완전히 또는 크게 완화됐다. 환자 중 절반은 급한 화장실행과 혈변이 완전히 사라졌다.
증상이 아주 심했던 8명은 모두 증상이 깨끗이 사라졌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렇다 할 부작용은 없었다.
한 달에 한 번 용량을 줄인 유지용량(maintenance dose) 주사로 이러한 효과는 1년 후에도 지속됐다.
임상시험 참가 환자 중 2006년 궤양성 대장염 진단을 받은 패트리셔 로슈(66) 씨는 미리키주맙 첫 번째 주사를 맞은 뒤 1주일도 안 되어 증상이 가라앉기 시작해 지금은 증상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놀라워했다.
그는 증상이 심할 때는 복통과 설사로 하루 40번씩 화장실을 들락거렸고 주기적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지만, 치료제도 잘 듣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세상이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미리키주맙은 일라이 릴리(Eli Lilly) 제약회사가 원래는 건선 치료제로 개발한 인터류킨-23(IL-23) 단클론 항체(monoclonal antibody)로 피하 주사로 투여한다.
IL-23은 염증을 일으키는 단백질로 미키리주맙은 이 단백질의 활동을 차단한다.
건선은 면역체계의 공격으로 인한 염증으로 피부가 손상돼 가렵고 거친 붉은 반점들이 피부를 뒤덮는 자가면역성 피부질환이다.
일라이 릴리 사는 이 임상시험 결과에 따라 미키리주맙의 표적을 염증성 장 질환으로 돌렸다.
미리키주맙은 궤양성 대장염과 함께 또 다른 염증성 장 질환인 크론병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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