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과제] 경제, 우크라발 물가급등 '발등의 불'…소상공인 지원도 현안

입력 2022-03-10 04:38
수정 2022-03-10 04:58
[새정부 과제] 경제, 우크라발 물가급등 '발등의 불'…소상공인 지원도 현안

미국의 러시아 원유 금수 조치에 유가 고공행진…국내 물가 '빨간불'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추가 지원책 수면위로…대규모 추경 불가피

부동산 세제 방향성 제시…가계·소상공인 부채 연착륙에 재정 정상화도

신성장동력 발굴·인구절벽 해결로 잠재성장률 제고…분배·공정경쟁도 챙겨야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이보배 곽민서 김다혜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끌 새 정부는 경제 분야에서도 막중한 과제를 부여받게 된다.

출범은 5월이지만 당면 현안에서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진행 중인 경제 현안들이 결국 새 정부가 풀어야만 하는 과제이기 때문이다.

발등에 떨어진 불은 물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세제 역시 당장 방향성을 정해야 할 과제다.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 대한 추가 지원, 최근 수년간 악화한 재정 상황을 회복시켜야 하는 것도 새 정부의 몫이다.

◇ 물가, 첫 번째 당면과제…스태그플레이션 막아야

10일 경제계에서는 새 정부가 천착해야 할 첫 번째 과제로 물가 관리를 꼽고 있다.

지난달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원자재 시장에선 유가와 천연가스, 곡물 등의 가격이 말 그대로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있다.



가장 곤혹스러운 부분은 유가다. 사실상 전량을 수입하는 입장에서 국제유가의 급등은 고스란히 국내 물가로 연결된다.

국내로 들여오는 원유인 두바이유 현물 가격(싱가포르 거래소)은 지난 8일 기준 배럴당 122.99달러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90달러 안팎이었음을 고려하면 상승률이 40%에 육박한다.

미국과 영국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금수조치를 발동하기로 하면서 '1970∼80년대 오일쇼크' 같은 위기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천연가스와 밀 등 곡물 가격이 오르는 것 역시 한국경제엔 거대 악재다.

유가나 곡물 가격은 다른 상품·서비스의 원재료가 되는 만큼 가뜩이나 3%대 후반까지 오른 소비자물가 상승세에 기름을 뿌리는 격이 된다.

높은 물가는 국민의 실질소득을 감소시켜 민생을 악화시키고 경기회복을 저해한다.

경제 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물가가 급등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도 있다.

문제는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몰려오는 쓰나미를 막을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폭을 현재 20%에서 30%로 늘리는 방안, 유류세 환급, 저소득층 대상의 유가 보조금 정도 카드로 남겨두고 있을 뿐이다.

국내 물가 불안을 더욱 심화시키는 원/달러 환율 역시 미국의 금리 인상과 맞물리면서 대응이 어려운 과제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240원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 부동산 세제·소상공인 지원 해결책 찾아야

부동산 관련 세제 역시 새 정부가 우선 순위를 두고 봐야 하는 과제다.

공동주택 공시가격 열람 시점이 이달 말로 다가온 만큼 급증한 보유세 부담을 줄여줄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문재인 정부는 이 시점을 기해 1세대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 완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1세대 1주택자의 세 부담 완화를 위해 현행 150%인 세 부담 상한을 조정하는 방안, 올해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 지난해 공시가격을 활용하는 방안 등이 현 정부가 내놓은 보완책이지만 부족하다는 시각이 상당하다.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 완화에 대한 요구,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거래세 중과 완화 역시 검토가 필요한 과제다.



◇ 소상공인 추가 지원 = 대규모 추경 편성…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 찾아야

장기간에 걸친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을 추가 지원할 방안 또한 새 정부가 해결해야 할 중대 과제다.

영업 제한·금지 등 국가가 취한 조치가 이들의 생계를 심각하게 위협했던 만큼 이들에게 충분한 지원을 해야 한다는 관점인데 수십조원 상당의 재정이 투입되는 과제다.

이는 결국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의미한다.

서울대 경제학부 이인호 교수는 "단기적으로 코로나19로 망가진 경제를 어떻게 살릴지가 과제"라면서 "선별적이고도 집중적으로 실효성 있는 지원을 해서 피해 계층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상당 부분 악화한 재정 상황이다.

연말 기준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 적자 전망치는 70조8천억원으로 늘었다.

이미 코로나19 사태 첫해인 71조2천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여기서 대규모 추경을 편성할 경우 통합재정수지 적자 폭이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 역시 50.1%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 가계부채·소상공인 대출 연착륙 필요…재정 정상화도 숙제

지난해 말 기준 1천862조1천억원에 달한 가계신용 증가 속도를 제어할 방안도 찾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경제 규모 확대와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가계신용 규모는 분기마다 기록을 경신하며 계속 커지는 추세지만,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소상공인 대출은 특히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측면에서 만기 연장·상환유예가 더 필요하다 볼 수 있지만 어떤 형태로든 정상화해야 할 부분이다.

4차 연장 시한이 끝나는 9월 전에는 연착륙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금융권의 요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정 정상화 방안도 새 정부가 살펴야 할 부분이다.

부풀려진 재정의 역할을 일정 부분 제한할 재정 준칙은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사실상 방치된 상태다.

초유의 저출산·고령화, 이에 따른 저성장의 고착화, 탄소중립 등 구조적인 문제 역시 새 정부가 방향성을 제시해야 할 분야다.

연세대 국제대학원 함준호 교수는 "금융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면서 중장기적인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면서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살피는 측면에서 재정 준칙을 도입하고 국가채무도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인구절벽, 고령화, 저출산 등으로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인구문제를 해결하고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 잠재성장률을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함께 근로소득과 자산소득의 양극화 등 분배 문제 해결, 공정한 경제 질서 확립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spee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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