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 대표, 돌연 귀국…'결단 압박 커져'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이란 핵협상 대표가 7일(현지시간) 늦게 협상장인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돌연 항공편으로 귀국했다고 AP,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테헤란 당국에 압박이 가중되고 있는 신호로 풀이된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수석협상가인 알리 바게리카니의 귀국과 관련, "협상 중 보통 (본국과) 협의의 틀 안에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유럽연합(EU) 협상 대표는 이제 협상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이란에 달려있다는 식으로 말했다.
엔리케 모라 EU 대외관계청 사무차장은 트위터에서 "더는 전문가 수준의 협상은 없다, 또 정식 회의도 없다"면서 "향후 며칠 내로 빈 협상을 끝내야 할 정치적 결단의 때이다. 나머지는 잡음"이라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전날 "우리는 타결에 근접하고 있다, 다만 한두 개 매우 도전적 과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2015년 이란 핵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이 타결되려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국제사회 제재가 이란과 러시아 간 교역에는 면제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하고 서방 등의 러시아 제재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아미르압둘라히안 외무장관은 성명에서 "우리는 전쟁과 제재 부과에 반대한다. 이란과 러시아를 포함한 어떤 나라와도 협력은 제재 분위기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는 전날까지만 해도 러시아의 막판 '몽니'가 핵협상에 건설적이지 않다고 밝힌 이란 관리들과 다소 결을 달리하는 발언이다.
한 유럽 외교관은 로이터에 "러시아가 정말로 (제재 문제로) 시험을 해보고 있어 이란인들이 대놓고 말은 많이 하지 않지만 불쾌해한다. 우리는 돌파구를 찾으려고 시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2015년 이란 핵합의 당시 이란은 우라늄 농축 순도를 3.67%로 제한하고 비축량도 300㎏에 불과했으나 2018년 미국의 합의 탈퇴와 제재 부과 이후 반발한 이란은 지난 2월 19일 현재 우라늄 비축량을 3천200㎏ 가까이 늘리고 순도도 무기급 90%에서 그리 멀지 않은 60%까지 높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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