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푸틴, 여론에 빗장…서방뉴스도 SNS도 중단(종합)
러 당국 '가짜뉴스 처벌' 위협에 CNN·블룸버그 등 활동 중단
페북.트위터도 차단 조치…"현지인 외부와 소통 두절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차병섭 기자 = 러시아에서 가짜뉴스를 처벌하겠다는 당국 위협에 서방 매체가 줄줄이 활동 중단을 선언했으며, 소셜미디어도 차단되면서 점점 여론에 빗장이 걸리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CNN방송은 이날 "러시아에서 보도를 중단할 것"이라면서 "현지 상황을 살피며 다음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각 블룸버그 통신의 존 미클스웨이트 편집장도 "러시아에서 본사의 취재 활동을 중단하기로 하는 유감스러운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미클스웨이트 편집장은 "독립적 기자를 범죄자로 바꿔놓는 형법 개정 탓에 러시아 내에선 외관상으로라도 정상적인 저널리즘을 지속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 ABC 방송과 영국 BBC 방송, 캐나다 공영방송 CBC도 러시아에서의 활동을 일시 중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팀 데이비 BBC 사장은 "이번에 처리된 법안은 독립적 저널리즘을 이뤄내는 과정을 범죄로 보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하면서 "러시아 바깥에서 러시아어 뉴스를 계속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의회는 러시아군 운용에 관한 명백한 허위 정보를 공개 유포할 시 최대 3년의 징역형에 처하고 이런 허위 정보가 국가에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판단되면 최대 15년형을 부과토록 하는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서명만 있으면 곧바로 발효된다.
또 허위 정보 유포를 이유로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미국의소리(VOA)와 자유유럽방송/자유라디오(RFE/RL), 영국매체 BBC,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 벨레(DW), 라트비아 웹사이트 메두자 등의 러시아 내 접속도 차단한 상태다.
러시아 당국은 이뿐만 아니라 자국 국영 매체를 차별하거나 허위 정보를 유포했다는 이유로 러시아 내에서 페이스북과 트위터 접속을 차단했다.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는 이에 즉각 반발해 광고 중단이라는 맞불을 놨다.
로이터는 침공에 대한 세계적 비난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러시아 당국이 정보전쟁 차원의 반격을 꾀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영국매체 스카이뉴스 취재진은 우크라이나 취재 도중 러시아 '암살단'의 소행으로 보이는 매복 공격을 받은 뒤 영국으로 철수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스튜어트 램지 특파원을 비롯한 취재진 5명은 지난달 28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인근에서 차량 바깥에 있던 중 공격을 받았다.
램지 특파원은 등 아랫부분에 총상을 입었고, 카메라 기자 1명은 방탄복에 총알 2방이 박혔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러시아 국경에서 50㎞ 떨어진 우크라이나 북동부에서 덴마크 프리랜서 기자 두 명이 총에 맞고 병원으로 옮겨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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