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푸틴 옹호자 자리는 없다"…트럼프 직격한 펜스
2024년 대선 노리는 경쟁관계…푸틴 추켜세운 트럼프와 차별화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공화당에 푸틴 옹호자를 위한 자리는 없다. 자유 옹호자를 위한 자리만 있을 뿐이다"
AP통신은 마이크 펜스 전 미 부통령이 4일(현지시간) 뉴올리언스 주의 한 기부 행사를 앞두고 언론에 배포한 연설 발췌문을 인용해 이런 펜스의 발언을 보도했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력히 규탄하지 않은 공화당 인사들, 특히 한솥밥을 먹으며 상관으로 모시던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격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푸틴 대통령에게 저자세를 취한다는 비판을 종종 받았다.
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 대통령에 대해 "천재적", "멋진 결정"이라는 식으로 추켜세웠다가 거센 비난을 자초했다.
결국 지난 2일에는 러시아의 침공을 '학살'로 규정하며 여론 무마에 나서는 상황까지 연출했다.
한때 대통령과 부통령으로서 정치적 운명공동체였던 트럼프와 펜스 두 사람은 2024년 대선을 앞두고는 공화당 후보 자리를 놓고 다투는 경쟁자로 분류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패배 후 펜스가 자신의 부정선거 주장에 동조하지 않았다고 강한 불만을 표시해 왔다.
이에 펜스 전 부통령은 자신에게 선거 결과를 뒤집을 권한이 없었다고 맞서며 두 사람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갔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펜스 전 부통령은 연설 발췌문에서 "선거는 미래에 관한 것"이라면서 "어제의 전투를 놓고 싸우거나 과거를 다시 다투는 것으로는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역시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가시를 담은 발언으로 볼 수 있다.
펜스 전 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푸틴의 무력을 막기 위해 마련한 억지력을 현 행정부가 허비해 버렸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위해 2022년까지 기다린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라고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날을 세웠다.
AP는 펜스가 트럼프에게 도전할 의향을 점점 키우고 있다며 과거 부통령의 공손한 태도에서 극적으로 이탈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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