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대규모 정전사태 피해 '눈덩이'…최소 4천억원 웃돌 듯

입력 2022-03-04 17:27
대만 대규모 정전사태 피해 '눈덩이'…최소 4천억원 웃돌 듯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 전역을 혼란에 빠트린 대규모 블랙아웃(blackout·대정전) 사태로 최소한 4천억원이 넘는 피해가 났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일부 업계에서는 피해 실태가 아직 제대로 파악되지 않아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액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경제일보 등은 4일 업계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날 남부 가오슝(高雄) 싱다(興達) 화력발전소의 사고로 인한 블랙아웃으로 가오슝 산업단지 내 석유화학업체 40여 곳에 최소한 7억 대만달러(약 301억7천만원)의 피해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다만 석유화학 업계의 특성상 손실 추정이 쉽지 않아 시간이 지나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철강업계의 경우 세계 28위의 조강 생산력을 갖춘 대만 차이나스틸(中鋼·CSC)의 피해 손실이 10억 대만달러(약 431억원)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됐다.

차이나스틸의 경우 정전사태 발생 5시간여만인 오후 2시 넘어서야 부분적으로 전력 공급이 이뤄져 피해 추산은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보는 전날 싱다 발전소 사고로 인해 순간적으로 1천50만㎾가 사라지면서반도체, 석유화학 업계 및 대만 내 48개 공업단지의 손실 등을 합쳐 100억 대만달러(약 4천311억원)를 훨씬 웃도는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이번 블랙아웃은 남부 가오슝(高雄) 싱다(興達) 화력발전소 현장 작업자의 조작 실수에 따른 인재로 드러났다.

대만전력공사(TPC)는 1차 조사 결과 3일 오전 9시 7분께 싱다 발전소의 스위치 야드에서의 사고로 인해 타이난(台南) 룽치(龍崎) 초고압 변전소 등이 시스템 보호를 위해 전력을 차단하면서 남부 지역의 정전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규모 정전 방지를 위한 긴급 부하 차단 조치로 중부와 북부지역에서도 순환식 정전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왕메이화(王美花) 대만 경제부 부장(장관)은 전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12월 북부 타이베이(台北) 완룽(萬隆) 변전소 설비 고장으로 인한 정전사고 당시의 보상을 기준으로 전기 요금 등을 할인해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TPC의 양웨이푸(楊偉甫) 회장과 중빙리(鍾炳利) 총경리가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야당인 국민당은 이번 정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왕 부장이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쑤전창(蘇貞昌) 행정원장은 상세한 경위 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문책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싱다 발전소는 1982년 9월부터 석탄을 이용한 상업 발전에 들어간 데 이어 1998년 4월부터는 액화천연가스(LNG)를 이용한 상업 발전을 동시에 하고 있으며 총발전용량은 4천325.95㎿에 달한다.

대만 내 최대 화력 발전소인 타오위안 다탄 화력발전소(총발전용량 4천984.2MW)에 이어 2번째로 큰 화력발전소이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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