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전쟁 지속·연준 긴축 의지에 하락…다우 0.29%↓ 마감
(뉴욕=연합뉴스) 정선영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과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적극적인 긴축 정책 가능성에 하락했다.
3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6.69포인트(0.29%) 하락한 33,794.66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3.05포인트(0.53%) 내린 4,363.4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14.07포인트(1.56%) 하락한 13,537.94에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들은 이날 파월 미 연준 의장의 상원 반기 통화정책 보고 발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유가 상승세, 미 국채금리 등에 주목했다.
이날 오전 파월 의장의 상원 증언은 전일과 같은 맥락을 유지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상원에서 "어제 2주 후인 3월 회의에서 25bp 금리 인상 제안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며 "너무 낮은 금리 수준은 더 이상 경제에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내리지 않으면 향후 회의나 여러 회의(meeting or meetings)에서 그 이상으로 금리를 인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돌이켜보면 연준이 인플레이션의 오래 지속되는 것을 보기 전에 더 빨리 움직였어야 했다"며 지난해 공급 충격에 따른 일시적 인플레이션 급등 판단이 잘못됐음을 내비쳤다.
파월 의장은 "우크라이나 위기가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더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우크라이나의 사태로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위험이 커졌다며 금리 인상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3월 FOMC 정례회의는 오는 15~16일에 열릴 예정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너지와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누그러졌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점과 기술주 하락에 뉴욕증시는 하락했다. 특히 나스닥지수가 1.56% 내리면서 약세장을 이끌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1.89%대까지 올랐다 1.84%대로 하락했다.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투자자들은 극단적인 위험회피 수준에서 벗어났지만 전쟁과 긴축 정책이 합쳐졌을 때의 경제적 영향을 살피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따른 안전자산선호로 10년물 금리는 이달초 1.68% 수준까지 하락한 바 있다.
국제유가는 100달러를 웃도는 수준을 유지했다.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둔화)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를 공동 창립해 한때 채권왕으로 불린 빌 그로스는 이날 CNBC에 출연해 현재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지표는 미국 주간 실업보험 청구와 2월 챌린저 감원보고서, 4분기 생산성·단위노동비용(수정치), 2월 마킷 서비스업 구매관리자 지수(PMI), 2월 ISM 비제조업 PMI 등이 발표됐다.
지난달 26일로 끝난 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1만8천 명 감소한 21만5천 명을 기록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22만5천 명보다 적은 수준이다.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G&C)에 따르면 2월 감원 계획은 1만5천245명으로 전월 1만9천64명보다 20% 감소했다.
공급관리협회(ISM)는 2월 서비스업(비제조업) PMI가 56.5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치 59.9와 월가 예상치 61.0을 모두 밑돌았다.
IHS마킷이 발표한 2월 서비스 PMI 확정치는 계절조정 기준으로 56.5로 최종 집계됐다. 전월치인 51.2 대비 큰 폭 개선된 수준이다.
이날 발표된 지난 4분기 미국의 비농업 생산성은 전 분기 대비 연율 6.6%(계절조정치) 증가한 것으로 수정됐는데 예비치와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4분기 비농업 단위 노동비용은 전 분기 대비 연율 0.9% 상승한 것으로 수정됐다. 예비치는 0.3% 상승이었다.
종목 별로 보면 전기차 관련주인 테슬라, 리비안 오토모티브는 4% 이상 하락했다.
아마존닷컴은 2% 이상 하락했고, 메타플랫폼스(페이스북)도 2% 넘게 내렸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1%대 하락했다.
유통업체인 크로거의 주가는 예상치를 뛰어넘은 실적에 11%대 급등했다.
웰스파고, 씨티그룹 등의 금융주도 1% 이상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기술, 금융, 커뮤니케이션, 임의소비재 관련 종목이 주로 하락했다. 에너지, 헬스, 산업, 소재, 부동산, 유틸리티 관련주는 상승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저점 매수 시점과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한 엇갈린 의견을 내놓았다.
씨티그룹의 글로벌 주식 전략가인 로버트 버클랜드는 "우크라이나의 어려운 상황에도 글로벌 주식은 여전히 견조하다"며 "손실은 러시아 관련주와 금융 관련주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여전히 저점 매수(buy the dips)를 하고 싶다"며 "이전 지정학적 위기 이후에 글로벌 주식은 10~20% 상승 마감했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알리안츠 고문이자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 핌코의 최고경영자(CEO)였던 모하메드 엘 에리언은 "연이은 충격을 받았던 기술주가 올해 더 약해질 것이라고 본다"며 "이는 더 큰 시장 변동성과 시장 압력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올해 3월 연준이 금리를 25bp 인상할 가능성은 99.8%에 달했다.
금리 동결 가능성은 0.2%, 50bp 인상 가능성은 0%로 나타났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26포인트(0.85%) 하락한 30.48이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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