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러 제재에 에너지 포함땐 유가 150달러까지 상승할 수도"

입력 2022-03-03 18:35
[우크라 침공] "러 제재에 에너지 포함땐 유가 150달러까지 상승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의 제재 대상에 러시아산 에너지가 포함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도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경연)은 3일 "러시아산 원유의 공급 차질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국제유가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점령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를 돌파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초만 해도 배럴당 76.9달러 수준이었던 두바이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95.8달러로 급등한 데 이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 퇴출이 발표된 전날에는 110.1달러까지 치솟았다.

에경연은 경제 제재와 러시아의 대응 수위에 따라 유가가 85~150달러 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예컨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평화협상이 진전돼 군사 충돌이 소강상태로 접어들거나 서방의 경제제재 효과가 미진하면 유가가 85~100달러 선에서 오르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군사 충돌이 지속되고 서방의 대(對)러시아 제재 강화로 러시아산 석유·가스 공급이 위축되면 100~125달러를 기록하면서 현재의 고유가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에너지 수출입 거래 부문에 SWIFT 제재를 부과하거나 러시아산 석유·가스의 대규모 공급 중단 상황이 발생하면 일시적으로 150달러 수준까지도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에경연의 분석이다.



에경연은 러시아와의 무역 차질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국내 무역수지 악화와 물가 상승, 에너지 수급 불안 등이 초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가가 10% 상승하면 국내 물가 상승률은 약 0.1%포인트(p) 오르고, 전체 산업 생산비는 0.67%p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에경연은 "국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분의 약 80%가 유가에 연동된 장기 계약 형태로 수입되기 때문에 고유가 지속 시 국내 전기요금과 도시가스 가격 상승 압력 심화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국내 에너지 수급과 내수 경제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유류세 인하 및 할당관세 유예조치 연장과 함께 석탄발전소 가동률 상향, 전기요금 인상폭 확대 등의 정책 추진이 시급하다고 에경연은 제언했다.

에경연은 "고유가 상황이 1분기 이상 지속되면 국제 에너지가격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해 에너지 수요의 전력집중 현상을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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