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리튬 많은 우크라이나…청정에너지 전환에도 영향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핵심 청정에너지 기술로 꼽히는 배터리의 원료인 리튬 확보에 차질을 줄 우려가 제기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의 리튬은 아직 개발 전 단계로 당장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아니다.
하지만 리튬 가격이 폭등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상당한 양의 리튬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우크라이나에서 리튬 광산 개발 계획이 늦어질 경우 우크라이나 경제개발은 물론 세계 리튬 시장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연구자들은 도네츠크 등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산화리튬 매장량이 약 50만t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이것이 사실로 확인되면 우크라이나는 세계 최대 리튬 보유국 중 하나가 된다.
리튬은 희귀광물은 아니지만 각종 전자기기와 전기차용 배터리에 꼭 필요한 물질이다. 내연기관차를 대체하는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자동차 업체들이 리튬 확보 경쟁에 나서면서 리튬 가격은 지난해 600%나 상승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이런 시장 상황을 고려해 리튬 개발에 적극 나서 석탄과 철, 티타늄 등에 기반을 둔 전통산업에서 벗어나 청정에너지 전환의 주역으로 발돋움하려는 계획을 추진하는 시기에 발생했다고 NYT는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해 말 국내 리튬, 구리, 코발트, 니켈 광물 개발허가에 대한 국제 입찰 절차에 착수했다. 모두 기후변화에 대응한 청정에너지 전환에 중요한 광물들이다.
로만 오피마흐 우크라이나 지질청장은 작년 5월 세계 투자자 설명회에서 "그것(광물 개발)은 우크라이나가 세계 무대에서 새로운 역할을 구축하는 데 전략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리튬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도 높다.
호주 업체 유로피언 리튬은 지난해 11월 도네츠크와 중부 키로보그라드 지역에 있는 유망한 리튬 매장지 2곳에 대한 개발 허가 확보에 나섰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업체 청신 리튬도 같은 달 이들 두 지역의 리튬 개발에 대한 허가에 입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으로 청정에너지 전환에 중요한 리튬 같은 광물의 공급이 몇몇 나라에 좌우된다는 점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 중국과 콩고민주공화국, 호주 등 3개국은 리튬과 코발트, 희토류 등의 세계 생산량 중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주 초 군사전문가 17명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이들 광물에 대한 미국의 접근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 환경·천연자원 국장을 역임한 로드 스쿠노버는 "그것(광물)이 러시아의 침공 동기는 아닐지 모르지만 광물은 농산물과 함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그렇게 중요한 이유"라며 "이번 침공에서 이들 광물의 중요성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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