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현대차의 '전동화 가속', 구체적 실행 계획 부족"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전기차(EV) 시장을 겨냥해 공격적 전동화 전략을 내놓은 현대차[005380]에 대해 3일 증권사들은 구체적 실행 계획이 부족해 아쉽다고 평가를 했다.
전날 현대차는 '2022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중장기 전동화 전략 및 재무 목표를 발표했다.
지난해 14만대였던 전기차 연간 판매 목표는 2026년 84만대, 2030년에는 187만대로 제시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2030년 7%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전기차의 영업이익률은 2030년 연결기준 1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선 회사가 발표한 과감한 성장 전략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003530] 연구원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적극적 목표와 지속 성장 가능성 등을 제시해 현대차의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 개선의 여지가 있었다"면서도 "다만 주가 상승의 촉매로 작용하기에는 각론 부재가 아쉬운 점"이라고 평가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전기차 전환에 대한 다짐과 결기가 느껴지는 발표였으나, 공장 증설·전환 스케줄, 베터리 조달 전략, 노조 등 이해관계자 협조를 비롯한 구체적인 단기 계획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문용권 신영증권[001720] 연구원은 스텔란티스(500만대), 폭스바겐(500만대), 도요타(350만대) 등 글로벌 경쟁사의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를 들어 현대차의 판매 목표가 다소 보수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대차 EV 목표 달성을 위한 현지 전기차 공장 건립, 내연 기관 생산 설비·인력의 EV로의 전환, 중국 EV 시장 입지 구축 등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던 것이 아쉬웠던 점"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증권사들은 그간 현대차 주가 낙폭이 컸던 만큼 대체로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현대차 주가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와 함께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현지 사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 2일 주가는 17만500원(종가 기준)까지 밀려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장문수 현대차증권[001500]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주가순자산비율(PBR) 밴드 하단에 도달한 주가는 추가 하락 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면서 "올해 하반기 공급망 불안 해소와 미국 투자 등 발표된 전동화 전략이 구체화함에 따라 실적과 밸류에이션 회복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인베스터 데이 내용만으로는 주가 모멘텀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전기차·자율주행차로 진행 속도가 '패스트 팔로워'로서 역량은 잘 구축하고 있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이어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과 러시아 제재에 따른 직간접 영향에 노출됐다는 점은 단기 부담이지만, 하반기 생산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가격·물량 효과의 동반 작용으로 이익개선이 가능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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