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 사재기에 홍콩 행정장관 "대규모 도시 봉쇄는 없을 것"
신규환자 폭증세 계속…처음 5만명 넘어서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이 '도시 봉쇄' 여부로 패닉 상태에 빠진 가운데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이 2일 "대규모 봉쇄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공영방송 RTHK·명보 등에 따르면 람 장관은 이날 중국으로부터 생필품을 실어나르는 첫 화물 열차가 도착하는 것을 마중 나간 자리에서 취재진에게 "이달 예정된 강제 검사와 대규모 도시 봉쇄를 병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강제 검사와 관련한 논의 과정에서 나오는 말에 너무 사로잡혀 있다"면서 "정부가 (검사)계획을 다듬고 있으며 홍콩과 시민을 위한 최선의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콩은 그간 신선 채소 등을 선전(深?) 등을 통해 중국에서 육로로 들여왔으나, 화물차 기사들이 잇달아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육로를 통한 물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홍콩 정부는 열차와 배를 통해 중국으로부터 생필품을 공급받는 방안을 마련했다.
람 장관은 "나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도시 전체를 봉쇄하지 않는다고 말해왔다"며 "알다시피 일부 지역에서 봉쇄를 한다는 것은 들어갈 수도 나올 수도 없다는 것이다. 그런 일은 홍콩의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가 과거에 했듯이, 사람의 흐름을 줄이기 위해 일정 범위에서 개인의 이동을 제한한다는 점에서는, 대규모 검사를 진행하는 동안 그것은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나 내가 이미 말했듯, 그러한 (이동 제한) 범위는 홍콩의 실제 상황과 사람들의 필요를 고려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람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달 28일 홍콩 보건장관에 의해 도시 봉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놀란 시민들이며 사재기에 나선 가운데 나왔다.
앞서 람 장관은 지난달 22일 강제 검사 계획을 발표하면서 "도시 봉쇄는 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그로부터 엿새 후 보건 장관이 도시 봉쇄에 대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해 대혼란이 빚어졌다.
람 장관 역시 보건장관의 발언인 나온 날 그에 대해 전면 부인하지 않은 채 "도시 봉쇄는 결정나지 않았다"고만 해 혼란에 기름을 끼얹었다.
그러나 그는 사재기 광풍이 빚어진 지 이틀 만에 다시 "대규모 봉쇄는 없다"고 밝혔다.
홍콩 언론들은 이달 말께 강제 검사가 9일간 진행될 것이며, 검사 기간 전체 혹은 부분적으로 도시 봉쇄가 병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도시 봉쇄는 중국식 전면 봉쇄보다는 생필품을 사기 위한 외출을 허용하는 유럽식 봉쇄가 단행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람 장관은 "강제 검사 기간 발견되는 감염자 모두를 격리 시설에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점점 더 많은 격리 시설이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콩의 이날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5만5천353명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5만명대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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