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바이든 "푸틴 심각하게 오산해 고립…큰 대가 치를 것"(종합2보)

입력 2022-03-02 14:31
수정 2022-03-02 17:28
[우크라 침공] 바이든 "푸틴 심각하게 오산해 고립…큰 대가 치를 것"(종합2보)

첫 국정연설…"자유세계가 책임 물어" 제재 동참국에 한국도 거론

"美 영공 비행금지·러 재벌 수사" 등 대러시아 추가 제재도 발표

"최고우선순위는 물가통제"…국정의제 제시하며 초당적 단결 호소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김경희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심각한 오산을 했다면서 장기적으로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한 취임 후 첫 국정연설에서 "푸틴은 6일 전 그의 위협적 방식에 자유세계가 굽히도록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근간을 흔들려 했다"며 "대신 그는 결코 상상하지도 못한 힘의 벽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역사를 통해 독재자들이 공격에 대한 대가를 치르지 않을 때 그들이 더 많은 혼란을 초래한다는 교훈을 배웠다"며 "푸틴의 침공은 사전 계획된 것이자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연설 내내 '대통령'(President)이라는 존칭 없이 푸틴이라고만 칭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푸틴)는 외교 노력을 반복해서 거부했다. 서방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대응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를 분열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푸틴은 틀렸다. 우리는 준비돼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몇 달간 자유를 사랑하는 국가의 연합체를 구축했다며 "이제 자유세계가 그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고 한 뒤 러시아 제재 조처에 동참한 국가로 27개국으로 구성된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등과 함께 한국도 거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은 그 어느 때보다 세계에서 고립돼 있다"며 금융제재와 수출통제 등을 언급하고 6천300억 달러에 달하는 푸틴의 '전쟁 자금'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의 재벌(oligarch)과 부패한 지도자들의 범죄를 전담할 수사팀을 구성하겠다면서 "우리는 당신들의 요트와 호화 아파트, 개인 전용기를 찾아내 압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 항공기의 미국 영공 비행을 금지하겠다는 추가 조처를 공개했다. 앞서 EU와 캐나다는 러시아 항공기의 자국 영공 비행을 금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경제적, 인도적 지원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밝히며 연설에 초청받아 참석한 미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즉석에서 소개했다.

또 미군이 우크라이나에 들어가 러시아군과 교전하진 않겠다고 했지만, 나토 영토의 1인치까지 지킬 것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나토 회원국이 아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푸틴)는 전쟁터에서 이익을 얻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큰 대가를 계속 치를 것"이라며 "이 시기의 역사가 쓰여질 때 푸틴의 전쟁은 러시아를 더 약하게 하고 나머지 세계를 더 강력하게 만들었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민주주의와 독재의 전쟁에서 민주주의가 부상하고 있다"며 "푸틴은 탱크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둘러쌀지 모르지만 절대 우크라이나 국민의 마음과 영혼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밝혔다.

그는 취임 첫해 통과시킨 인프라 법안의 성과를 언급하며 "이것은 21세기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직면하고 있는 경제 경쟁에서 이기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말했듯, 미국인에게 맞서는 쪽에 베팅하는 것은 결코 '좋은 선택(good bet)'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또 중국과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 필요가 있다면서 신흥 기술과 미국 제조업에 기록적 투자를 가능하게 할 혁신법안을 의회가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 내부 현안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그는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관련, "나의 최고 우선순위는 물가를 통제하는 것"이라며 해외 공급망을 국내 생산으로 돌려 근본적인 공급을 확대하도록 생산 능력을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약값 인하, 기후변화 대응을 통한 에너지 비용 절감, 보육비 부담 감소, 저렴한 주택 제공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과 관련해 일부가 '위드 코로나'를 얘기하지만 결코 그저 받아들이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한 뒤 "우리는 계속 바이러스와 싸울 것이다. 경계심을 유지할 것"이라며 백신 접종과 치료제, 새로운 변이 대비, 학교와 직장의 정상화, 전 세계 백신 접종 지원 의지를 밝혔다.

또 초당적 협력을 강조하며 마약성 진통제 규제, 학생의 정신건강 대응책, 참전용사 지원, 암퇴치를 4가지 '통합 어젠다'로 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자유를 위해 싸우고 전체주의와 테러를 물리쳐 가장 강하고 번영하는 나라를 만들었다며 "지금은 도전을 극복할 순간이다. 우리는 하나의 국민으로서 그렇게 할 것"이라며 단결을 호소했다.

jbryoo@yna.co.kr, kyungh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