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5일까지 러 공장 가동중단…"러 제재 아닌 반도체 부족 영향"(종합)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중단"…러 제재 본격화시 추가 영향 예상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김보경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의 러시아 공장이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난으로 인해 1일부터 5일간 가동을 중단한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따른 대(對)러시아 제재로 현대차 등 국내기업의 피해가 현실화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지만,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일시적 가동 중단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재 현대자동차 공장의 운영이 1∼5일 중단된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러시아 대표사무소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 공급과 관련한 글로벌 물류난으로 인한 부품 부족으로 공장이 일시적으로 생산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통신은 현지 경제지 보도를 인용해 현대자동차가 판매사들에 대한 차량 인도 역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그룹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된 것은 아니며,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일시적 가동 중단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초부터 이어진 반도체 수급난으로 러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 공장에서 종종 감산 조치가 취해졌는데 이번에도 같은 사례라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반도체 등 부품 공급 부족에 따른 일시적 가동 중단"이라며 "정상 가동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23만대로, 현대차그룹은 2020년 제네럴모터스(GM)로부터 연간 1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현지 공장을 인수하기도 했다.
현대차와 기아[000270]의 러시아 내수 시장 점유율은 약 23%로, 현지 업체인 아브토바즈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지속될 경우 러시아 내수 시장이 크게는 29%가량 위축될 수 있어 현지 공장을 보유하고, 점유율이 높은 현대차그룹도 영향을 피해갈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러시아에 대한 수출통제가 본격화될 경우 현지 생산 차질도 예상된다.
미국은 러시아 수출 통제를 위해 수출통제리스트(CCL) 7개 분야 57개 하위 기술 항목에 대해 해외직접제품규제(FDPR)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FDPR은 미국 밖의 외국기업이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이 통제 대상으로 정한 소프트웨어, 설계를 사용했을 경우 수출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한 제재조항이다. 전자(반도체), 컴퓨터, 통신·정보보안, 센서·레이저, 해양, 항법·항공전자, 항공우주 등 7개 분야에 관한 세부 기술 전부가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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