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쿠데타 미얀마서도 "우크라이나 국민 지지" 시위
"무기 들고 러시아에 맞서는 우크라이나인들과 미얀마인 모습 연결돼"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쿠데타 군부의 유혈 탄압 가운데서도 미얀마 시민들이 러시아의 침공을 비판하면서 우크라이나 국민을 지지하는 기습 시위를 벌였다고 현지 매체가 전했다.
1일 이라와디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최대 도시 양곤과 따닌따리 지역의 다웨이 그리고 북부 카친주 등 일부 지역에서 반군부 활동가들이 모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했다.
양곤 도심에서는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미얀마 군부를 규탄하는 구호와 함께 '우크라이나와의 연대'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 등을 흔들면서 '플래시몹' 시위를 벌였다.
플래시몹이란 특정한 시간·장소에서 만나 약속된 행동을 하고 흩어지는 것으로, 군경의 단속을 피하기 위한 시위 형태다.
다웨이에서 활동하는 '민주화운동 파업위원회' 소속인 레이먼드는 매체에 '봄의 혁명'이라 불리는 미얀마의 반군부 운동을 하는 미얀마인들은 억압받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에 연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레이먼드는 "우크라이나의 자유 수호 전쟁에 우리는 고무됐다. 그들처럼 우리도 이길 때까지 자유를 위한 봄의 혁명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서 승리한다면 미얀마의 군사정권과 전세계 민주주의의 적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수 카친족 10여명도 얼굴을 우크라이나 국기 색깔로 그리고 '우크라이나를 구하자' '전쟁 중단'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흔들며 시위를 벌였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SNS에서도 우크라이나 국민들에 '동병상련'을 느끼는 글과 그림들도 올라와 있다.
한 네티즌은 우크라이나 국기와 미얀마 국기 아래 피란민들의 고난을 담은 짧은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2월1일 쿠데타 발발 이후 3개월 후까지도 미얀마 군부에 무기를 공급하는 국가였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다만 미얀마 활동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무기를 들고 자신의 국가를 지키려 하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모습과 자신들의 현 상황을 연결하고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민주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의 진 마 아웅 외교장관도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약자를) 괴롭힌다는 점에서는 두 사태가 유사하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는 문민정부 압승으로 끝난 지난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2월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후 군부의 유혈 탄압 과정에서 1천5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미얀마 군사정권 대변인은 언론에 "러시아군은 주권을 유지하기 위한 행동을 전개했다"면서 "강대국으로서의 위상을 보여준 것"이라며 러시아를 옹호했다.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지난해 쿠데타 이후 군부를 계속 지지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중국과 더불어 쿠데타 이후에도 군부에 무기를 공급해왔다.
반면 NUG는 지난달 25일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및 그 국민을 겨눈, 정당한 이유 없는 전쟁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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