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고전하는 푸틴…"전술적 실수·군사적 결점 노출"

입력 2022-03-01 05:22
[우크라 침공] 고전하는 푸틴…"전술적 실수·군사적 결점 노출"

군인은 생포·사살되고 물자공급 차질…"전술에도 허점" 지적 나와

러시아, 더욱 공격적 나올 가능성…"전쟁 초기 결론은 일러" 평가도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초반 고전하고 있다는 서방의 평가가 잇따른다.

애초 서방에선 침공 1∼4일 만에 수도 키예프가 함락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결사항전하는 우크라이나의 선방 속에 사뭇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의도한 대로 우크라이나전쟁이 진행되지 않는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초기 전황을 분석했다.

현재 소셜미디어에는 파괴된 러시아 탱크와 장갑차들의 영상이 계속 올라온다. 경무장한 러시아군이 지원 없이 적진에 들어갔다가 생포되거나 사살된 사례도 적지 않다.

전투기와 헬기가 계속 격추되고 있고, 군수 물자 공급 실패로 연료가 바닥나는 바람에 러시아군이 도로에 발이 묶여 생포되는 경우도 있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공군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제공권을 장악하지 못했다.

특히 러시아가 1순위 점령 지역으로 꼽은 수도 키예프는 우크라이나군의 격렬한 저항 속에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CNN방송 역시 러시아군이 연료와 탄약, 식량 부족 속에 군수물자 공급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러시아군이 이번에 보여준 전술적 실수와 군사적 결점에 군 전문가들이 깜짝 놀랄 지경이라고 전했다.

일례로 러시아군은 개전 초기 키예프 인근 안토노프 공항을 수도 진격의 교두보로 삼기 위해 공수부대를 이용해 점령했지만 지원군이 신속히 오지 않아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했다. 러시아가 비록 이곳을 다시 통제했지만 작전의 탄력을 잃었다는 진단이 있다.

또 탱크가 지나갈 때 필요한 헬기나 보병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과 함께 불에 탄 탱크와 장갑차를 보면 러시아제 무기의 품질이 예상보다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싱크탱크인 CNA의 러시아 전문가 마이클 코프먼은 WP에 전통적 방식이라면 러시아가 진격에 앞서 대공포와 공습을 쏟아부어야 하지만 곧바로 도로를 따라 지상 공격에 나섰다며 이것이 반격, 매복, 수송난 등 수렁에 빠지게 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쟁이 시작된 지 며칠밖에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결론을 내는 것은 너무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미 당국자는 28일 언론에 러시아군의 진격이 애초 계획에 차질을 빚는다고 평가하면서 조바심을 느낀 러시아군이 더욱 공격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판단을 전하기도 했다.

또다른 당국자도 러시아는 도전 상황에 적응하고 극복하려 노력할 것이라면서 "이 부분에 대해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WP는 한때 러시아의 신속한 승리가 예상됐지만 지금은 모든 결과가 가능하다면서 러시아가 휴전 수용 압력을 받을 수도 있고, 우크라이나에 파괴적 결과를 가져올 군사적 우위를 확고히 하려고 노력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신속한 점령이라는 푸틴 대통령의 도박이 성공하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며 러시아의 전술적 실수와 우크라이나군의 격렬한 저항은 러시아가 장기전에 빠져들게 할 위험이 있다는 전문가 견해를 전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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