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 임신 합병증과 관계있나?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임신 전 편두통이 조산, 임신성 고혈압, 자간전증(임신중독증)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대학 의대 브리검 여성병원의 알렉산드리아 퍼듀-스미스 생물통계학·역학 교수 연구팀이 20여 년에 걸쳐 여성 약 1만9천 명의 3만여 건의 임신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26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들 임신 여성의 조산(임신 37주 이전 출산), 임신성 당뇨, 임신성 고혈압, 자간전증, 저체중아 출산 등에 관한 자료를 조사했다.
이들 임신 여성 중 3천881명은 편두통을 겪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편두통이 있는 여성은 없는 여성에 비해 조산 위험이 17%, 임신성 고혈압 위험이 28%, 자간전증 위험이 4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자간전증 위험은 편두통 중에서도 전조(aura)가 있는 편두통을 겪는 여성이 더 높았다.
편두통 환자는 3명 중 한 명이 편두통 발작이 시작되기에 앞서 번쩍이는 빛이 보이거나 시야가 흐려지거나 암점(blind spot)이 나타나거나 팔·다리가 쑤시는 등의 전조증상이 나타난다. 암점이란 대상 물체가 시야에서 빠진 것처럼 안 보이는 공간을 말한다.
조산 발생률은 편두통이 있는 여성이 10%, 편두통이 없는 여성이 8%였다.
임신성 고혈압 발생률은 편두통 여성이 7%, 편두통이 없는 여성이 5%, 자간전증 발생률은 편두통 여성이 6%, 편두통이 없는 여성이 3%였다.
편두통 발작에 앞서 전조 증상이 나타나는 여성은 전조증상이 없는 여성보다 자간전증 발생률이 51% 높았다.
편두통은 그러나 임신성 당뇨나 저체중아 출산 위험과는 연관이 없었다.
이 결과는 평소 편두통이 있는 여성이 임신했을 땐 임신 진행에 문제가 없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특히 자간전증은 빨리 발견해 관리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자간전증은 임신 후반기에 갑자기 혈압이 오르고 소변에 지나치게 많은 단백질이 섞여 나오는 단백뇨가 나타나면서 손, 다리, 얼굴이 부어오르는 증상으로 대표적인 임신 합병증의 하나이다. 이로 인해 모체는 신장, 간, 뇌가 손상될 수 있고 태아는 조산, 사산 등의 위험이 커진다.
임신성 고혈압은 단백뇨의 동반 없이 임신 후반기에 혈압이 140/90mmHg 이상 올라가는 것으로 분만 후에는 정상으로 돌아온다.
이 연구 결과는 오는 4월 2~7일 시애틀에서 열리는 미국 신경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74차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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