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中, 러 침공작전 보며 '대만 교훈' 찾을수도
군사전문가 "훈련위장한 속임수는 어떻게 기습 가능할지 보여줘"
"키에프 외곽 공항 장악 실패는 공중강습작전의 복잡성 반영"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공격 중인 가운데 무력을 써서라도 대만과 통일을 이루려는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 방식을 지켜보면서 상당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 중국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략의 성공과 실패 측면에서 모두 교훈을 얻으려 할 것이라고 전했다.
군사 전문가 니러슝은 미국이 모든 종류의 첨단 정찰 장비를 활용해 러시아의 공격 개시를 특정 시점까지 예측할 수 있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훈련을 핑계로 시간을 끌어 상대의 경계심을 늦추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니러슝은 "푸틴은 적의 경계심을 늦추려고 네다섯 번까지 군사 훈련을 위장 수단으로 활용하는 심리적 속임수를 썼다"며 "이는 미래에 미국이 주시를 하고 있어도 어떻게 갑작스러운 공격이 가능할 것인지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은 각종 정보망을 활용해 러시아의 침공이 유력한 구체적 날짜를 제시했지만 러시아는 훈련이 끝나 철수한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은 기만전술을 통해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의 피로도를 높일 수 있었다.
반면 러시아가 공수 작전을 통해 키예프 인근 공항을 장악하려다 일단 실패한 사례는 중국에 또 다른 측면에서 교훈이 될 것이라고 중국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러시아군은 침공 직후 무장 헬리콥터 편대를 동원해 특수부대원 수백명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외곽 호스토멜에 있는 안토노프 공항에 투입했다. 러시아는 공항을 완전히 장악함으로써 더 많은 병력과 장비를 키예프 인근에 투입하려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이 격렬히 반격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현재 서로 이 공항을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중국의 유명 군사 블로거인 '밀리터리 익스프레스'는 "더 많은 공수부대원이 성공적으로 추가 배치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 (공항에 침투한) 특수부대의 주된 임무는 좌절됐다"고 지적했다.
밀리터리 익스프레스는 "이 사례는 특수부대를 활용한 공중강습 작전의 복잡성을 잘 보여준다"며 "다른 나라들, 특히 중국에 주는 교훈이 심대하다"고 말했다.
중국이 만일 대만 침공을 감행한다면 바다 건너편에 있는 대만 섬 전체를 장악하기 위해 짧은 시간에 많은 병력을 투입해야 한다.
이를 위해 러시아가 이번에 키에프 외곽 공항 장악에 나선 것처럼 대만의 주요 공항 등 거점 시설을 우선 장악해야 할 필요가 크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최근 보도에서 러시아군이 ▲ 주요 군사 목표 정밀 폭격 ▲ 거점 장악을 위한 신속한 병력 이동 ▲ 육해공군의 전방위 공격 ▲ 실제 군 배치를 숨기기 위한 위장 정보 유포 ▲ 통제 지역 반란 선동 등 5가지 전술을 사용했다고 분석했다.
SCMP는 "그간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을 점령하기 위해 비슷한 작전을 펼칠 수 있다는 추측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1949년 국공내전에서 패한 장제스(蔣介石·1887∼1975)가 이끄는 국민당이 대만으로 패퇴한 이후 중국은 대만을 실질적으로 지배하지 못하고 있지만 대만을 무력을 동원하더라도 반드시 수복해야 할 자국의 일개 성(省)으로 여긴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관계가 크게 악화한 가운데 대만에서는 당장 구체적 정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든 중국의 군사 침공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은 지난 22일 마크 에스퍼 전 미국 국방부 장관과의 화상 대담에서 "문제는 중국이 언제 공격을 가해 올 것인지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과거 수년간 중국의 군사력이 대폭 강화된 가운데 중국의 의도는 매우 명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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