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은의 도시' 탁스코, 한국 문화 속으로 '풍덩'

입력 2022-02-27 10:54
멕시코 '은의 도시' 탁스코, 한국 문화 속으로 '풍덩'

'한국문화제' 개최…K팝·한식·한복·서예·한지공예에 흠뻑 빠진 멕시코인들



(탁스코=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고풍스러운 성당이 있는 도심 광장에 K팝이 쉴 새 없이 울려 퍼지고, 알록달록한 한복을 입은 이들이 기념사진을 찍는다. 한쪽에선 제기차기와 투호 놀이가 펼쳐진다.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차로 3시간쯤 떨어진 게레로주 탁스코의 도심 광장이 '작은 한국'으로 변했다.

이곳에서는 25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제7회 한국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주멕시코 한국문화원이 우리 문화의 매력을 멕시코 구석구석에 알리기 위해 해마다 장소를 바꿔가며 여는 행사로, 지금까지 멕시코시티, 메리다, 캉쿤, 케레타로 등에서 개최됐다.

올해의 무대인 탁스코는 은광과 은 공예품으로 유명한 '은의 도시'로, 멕시코 안팎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번 한국문화제는 탁스코 시민들과 탁스코를 찾은 관광객들이 우리나라의 전통과 현대 문화를 두루 접하고 체험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한국 관광 사진전과 영화 상영, 사물놀이·K팝 커버 공연 등은 물론 한복을 입어보고 연꽃 장식과 노리개, 한지 접시 등을 직접 만들어보는 기회도 마련됐다.

한글 이름과 한자 사자성어를 서예로 써주는 부스 앞에는 길게 줄이 늘어섰고, 전통혼례 시연도 시민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우연히 도심 광장을 찾았다가 다양한 체험에 참여한 이들도 있고, 한국문화제 개최 소식에 인근 도시에서 찾아온 이들도 있었다.

한국 문화를 좋아해 인터넷으로 한국어도 공부하고 있다는 제시카(29)와 오마르(29)는 "한복을 입어볼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 너무 예쁘다"며 서로 여러 장의 사진을 찍어줬다.



한식 체험 행사장도 미처 들어가지 못한 현지인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17∼18살 친구들인 브리안다, 라우라, 미첼은 쌀밥과 김치, 제육볶음을 맛본 후 "K드라마를 매우 많이 봐서 김치를 알고 있는데 먹어본 것은 처음"이라며 "생각보다 맵지 않다"고 했다.

부인과 함께 이틀 연속 행사를 즐긴 마리오 피게로아 문도 탁스코 시장은 "한국과 멕시코는 음식과 문화에서 공통점이 많은 것 같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인과 탁스코 시민들이 더 가까운 형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영두 주멕시코 한국문화원장은 "문화원이 멕시코시티에 있어서 모든 멕시코 분들에게 다가가기는 한계가 있다"며 "이처럼 일종의 '문화 캐러밴'을 꾸려서 구석구석까지 한국문화를 알리려 한다"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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