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우크라 대통령, 미국의 해외대피 지원 거절"

입력 2022-02-26 12:08
수정 2022-02-26 13:15
[우크라 침공] "우크라 대통령, 미국의 해외대피 지원 거절"

WP 정보당국 인용…미 "러 표적 1순위로 생명 위험" 경고

대피권고 사절하며 "독립·국가 지키기 위해 키예프 남겠다"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미국이 러시아군에 체포당하거나 살해될 위협에 처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피신 방안 등을 준비하고 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를 거절했다고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까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러시아가 그를 최우선 제거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경고를 전달했다.

앞서 러시아 침공 위협이 고조됐던 지난 1월에도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이러한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4일 새벽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특수 군사작전 개시 결정을 알리면서 "지난 8년 동안 우크라이나 정부의 조롱과 대량학살 피해를 본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서방은 이번 공격의 궁극적 목표 가운데는 현 우크라이나 정부 지도부를 몰아내고 친러 성향 인사를 앉히려는 것도 포함됐다고 보고 있다.

이런 까닭에 미국은 러시아가 젤렌스키를 체포한다면 그를 외부와 차단하거나 양보를 강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우크라이나 정부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 그가 가장 안전한 곳에 머물 수 있는 것을 포함한 다수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덤 시프 미국 하원 정보위원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생명과 안녕에 대한 위협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그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젤렌스키 대통령과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그에게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당국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맞닥뜨릴 수 있는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이처럼 자신에 대한 위협이 고조되고 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부를 책임지기 위해 수도 키예프에 계속 남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는 "우리가 가진 정보에 따르면 러시아는 나를 1번 표적으로, 내 가족을 2번 표적으로 하고 있다"며 "그들은 국가 수장을 제거함으로써 정치적으로 우크라이나를 파괴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모두 여기에 있다. 우리의 독립과 국가를 지키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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