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주식계좌 보기 두려운 개미들…투자 전략은
"3월 이후 반등 가능성…가격 매력 높아진 국내 주식 분할 매수"
"코스피 더 떨어진다…2,600 밑돌면 저가 매수 기회"
"유동성 축소 국면…금·원자재·미국 국채 등 투자대상 다변화해야"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올해 들어 전 세계 긴축 기조로 부진하던 증시에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치며 주식시장에 변동성이 심화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3월 이후 긴축 우려와 경기 불안이 진정되면서 증시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반도체, 성장주 등 위주로 저가 매수에 나서는 전략을 권했다.
일각에선 통화 긴축에 따른 유동성 축소 국면에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이나 원자재, 미국 채권 등 다양한 투자처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 "3월까지 조정 국면…지수 하락 때 조금씩 '저가 매수'"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우려가 고조되자 이달 10일 종가 기준 2,771.93에서 24일 2,648.80으로 4.44% 떨어졌다.
지수는 25일 2,676.76으로 1%대 반등에 성공했으나 시장 불안감은 여전하다.
증시 전문가들은 통화 긴축에 대한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이슈가 변동성을 키우는 형세라며 3월까지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기점으로 긴축 속도와 강도에 대한 우려가 진정되며 투자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증권과 교보증권은 3월 코스피 등락 범위를 2,600∼2,800으로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3월 코스피 변동폭을 2,600∼2,900으로 제시했다.
코스피 하단 전망치는 대신증권은 2,500선으로, DB금융투자는 2,450으로 각각 내려 잡았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근본적으로 통화정책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경기 불안이 맞물려 증시 하방 압력을 높이고 있다"며 "조정 국면은 3월 초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3월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공급 병목현상 완화, 소비 여력 확대,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때 우크라이나 이슈까지 해소된다면 증시 방향성은 위쪽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3월 이후 반등이 예상되는 만큼 현시점에서 주식을 매도하기보다 관망이나 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고 권고했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월까지는 변동성 국면이 지속되고 4월 이후부터 반등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며 "지금부터 분할 매수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쟁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변동성 증폭 구간인 것은 맞지만, 우려가 상당 부분 증시에 반영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시점에서 매도가 아닌 관망이나 매수 대응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매수 시점을 3월 중순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신증권 정 센터장은 "3월 초중순까지는 경기 불안, 긴축부담 속에서 실적 불안까지 가세해 코스피가 추가 하락할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며 "3월 중순에 2,600선 하향 이탈이 가시화하면 주식 비중 확대 기회라고 본다"고 말했다.
◇ "반도체·성장주에 주목…금·원자재 등 투자처 다변화해야"
증시 전문가들은 매수를 고려할 만한 업종으로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와 성장주 등을 제시했다.
대신증권 정 센터장은 "국내 주식은 상대적으로 낙폭이 커 가격 매력이 높아졌고, 글로벌 경기 회복 시 수혜가 예상된다"며 "그중에서도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반도체 업종에 투자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영우 SK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코스피가 2,500∼2,660 수준일 때, 저가 매수 전략을 노릴 수 있다"면서 "타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이익 개선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주를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위험(리스크)이 해소되면 성장주에 유리한 국면이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KB증권 유 센터장은 "우크라이나 이슈가 해소된다는 것은 원자재 가격의 안정화를 의미하므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완화하면서 성장주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2차전지와 콘텐츠를 관심주로 꼽았다.
서정훈 삼성증권 수석전문위원은 "엔데믹(풍토병 전환) 신호가 뚜렷한 만큼 경제활동 재개 수혜주, 특히 IT 하드웨어·자동차·소재·산업재 업종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축소 국면에서 국내 주식 외 다른 투자처로 대상을 다변화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970년대 주가가 장기 횡보할 때 금값이 15배 올랐고, 2000년대 중국 고성장 국면에서도 금 수익률이 미국 증시 수익률을 크게 압도했다"며 "인플레이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 금 투자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SK증권의 김 센터장은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로 유동성 모멘텀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원유, 천연가스, 곡물, 금속 등 원자재가 주목할 만한 투자처"라며 "특히 천연가스와 밀, 옥수수, 대두 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의 정 센터장은 "단기 투자처로는 시장금리 변동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고 불확실성이 확대될 때 달러 강세 수혜가 예상되는 미국 단기 국채가 유망하다"며 "중장기적으로 미국 주식 중 나스닥, 전기차·2차전지, 메타버스, 우주항공 관련주와 중국 주식 중 내수 대표주, 전기차·2차전지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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