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협상 결렬'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직접 노조와 대화하기로
'대표이사 면담' 노조 요구 수용…"면담 참석자·일정은 조율 예정"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임금협상 결렬로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에 놓인 삼성전자[005930]가 '대표이사가 직접 대화에 나서라'는 노조 측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했다.
25일 삼성전자 노사에 따르면 사측은 이날 대표이사와 노조 대표자 간의 대화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노조에 전달했다.
사측은 노조에 보낸 공문을 통해 "공동교섭단에서 요청한 대표이사와의 대화에 대해 노사 간 지속적인 소통과 신뢰의 노사관계 구축을 위해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전자 대표이사는 DX(디바이스 경험)부문장 한종희 부회장 1인이다.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장 경계현 사장은 내달 1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후 대표이사에 오를 예정이다.
사측 관계자는 "면담 참석자와 구체적인 일정은 미정이고 추후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내 4개 노조가 결성한 노조 공동교섭단은 입장문을 내고 "우리의 '대표이사 직접 대화' 요구에 응답한 사측의 태도 변화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2021년도 임금·복지협상 요구안 44개 중 '급여체계 개선'과 '휴식관 보장' 등 2가지 핵심 요구안을 대표이사와 논의 할 계획이다.
급여체계와 관련해 노조는 성과급 지급 기준을 현재 EVA(Economic Value Added·경제적 부가가치)에서 영업이익으로 바꾸고, 포괄임금제·임금피크제 폐지 및 기본급 정액 인상 등을 회사에 요구할 예정이다.
휴식권과 관련해서는 유급휴일 5일 추가와 회사창립일·노조창립일 각 1일 유급화 등을 요구하기로 했다.
노조는 "대표이사와의 만남이 새 대화의 시작일지 아니면 더 큰 투쟁으로 이어질지는 전적으로 회사의 태도에 달려있다"며 "이번 만남으로 노사에 모두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0월부터 15차례 교섭을 벌이며 임금협상을 해왔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가 앞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림에 따라 향후 조합원 찬반 투표만 거치면 합법적으로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삼성전자에선 1969년 창사 이후 아직 파업이 발생한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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