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항공사들 비상…부랴부랴 항로 변경·회항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항공업계가 인근 지역 항로를 급히 변경하는 등 비상 태세에 돌입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와 인근 지역 비행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각국 항공사들은 우크라이나로 향하던 여객기를 긴급 회항시키는 등 안전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유럽항공안전청(EASA)은 이날 민간 항공기가 표적이 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인근 상공에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EASA는 민간 항공사에 우크라이나 인근 상공을 피해서 운항하라면서, 특히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러시아 국경이 맞닿는 지역 상공에서 100해리(약 185㎞) 안쪽 공역에서는 '극도의 주의'를 기울이라고 권고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도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러시아 서부 지역에 대한 미국 민간 항공기의 운항을 금지했다.
영국은 매일 런던행 정기편을 운항하는 아에로플로트를 포함해 모든 러시아 항공사의 자국 영공 진입 및 착륙을 금지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현지시간 25일 오전 1시 59분(한국시간 25일 오전 8시 59분)까지 '안전이 크게 우려된다'며 자국 영공서 민간항공기 운항을 금지했다.
앞서 러시아도 5월 18일까지 우크라이나 동부 접경 로스토프 지역의 민항기 운항을 금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우크라이나로 향하던 여객기를 긴급 회항시키는 한편 우크라이나를 우회하는 항로로 여객기들을 돌리고 있다.
항공기 항로 추적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떠나 캐나다 토론토로 향하던 이스라엘 엘알항공 여객기가 이날 우크라이나 영공을 통과하려다 전쟁 소식이 급하게 기수를 돌렸다.
이날 키예프로 향하던 폴란드 국영항공사 LOT와 인도항공, 이지언항공 여객기도 안전 확보를 위해 긴급 회항했다.
지난주 일부 항공기를 외국으로 대피시킨 우크라이나 인터내셔널항공은 이날 키예프로 향하던 자사 항공기를 몰도바로 돌렸다.
헝가리 위즈 항공은 우크라이나에 남아있는 승무원과 그 가족, 4대의 항공기를 대피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국적항공사인 에어프랑스는 이미 지난 22일부터 프랑스와 우크라이나를 오가는 항공편 운항을 취소했다.
이런 가운데 항공사들은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 대항해 자국 영공을 폐쇄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항공업계 분석가인 로버트 만은 러시아의 자국 영공 폐쇄가 '자기 발등을 찍는 것'일 수 있지만, 제재로 인한 대립이 격화되면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영공에는 유럽이나 북미 일부 지역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항로가 길게 뻗어있다.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인근 지역인 로스토프온돈, 크라스노다르, 스타브로폴 등지에 대한 국내선 운항을 다음 달 2일까지 중단시킨 상태이다.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켤 준비를 하는 여행업계도 이번 사태로 인한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로이터는 전쟁으로 인한 유럽 여행 수요 감소와 유가 상승으로 인한 항공료 인상 등이 여행업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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