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유가] 러시아 우크라 침공에 폭등…한때 100달러 돌파
(뉴욕=연합뉴스) 윤영숙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유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장중 폭등세를 보였으나 이후 오름폭을 빠르게 축소했다.
24일(미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71센트(0.8%) 오른 배럴당 92.8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장중 9% 이상 오르며 배럴당 100.54달러까지 치솟았다. 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브렌트유 4월물 가격도 장중 한때 105.75달러까지 치솟았으나 마감 시점에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새벽 긴급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특별작전을 선언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 외에도 수도 키예프 등 주요 도시 곳곳에서 러시아의 공격이 동시다발로 이뤄졌으며, 우크라이나는 '전면전 발발'로 규정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의회에 국가 총동원령 발령을 요청했다. 서방은 일제히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각종 제재를 발표했다.
세계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가 도발에 나서면서 원유 공급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CMC 마켓츠의 마이클 휴슨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원유와 천연가스 공급이 현재의 위기 상황에도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라며 "그러나 이들의 공급이 차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루이스 딕슨 에너지 담당 애널리스트는 "이번 사태는 우크라이나와 흑해를 통해 수출되는 러시아산 원유 하루 100만 배럴의 물량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는 원자재 시장에서 러시아는 유럽과 매우 강한 경제적 이해관계를 맺고 있다며 2020년 기준 러시아 전체 수입의 36.5%가 유럽연합(EU)에서 온 것이며, 러시아 수출의 37.9%가 EU로 향한다고 말했다.
UBS의 마크 해펠레는 원유 시장이 "슈퍼 백워데이션 상황"으로 들어섰다며 지정학적 갈등에 변동성이 고조된 점으로 미뤄 시장이 갈등이 더 심화할 것을 가격에 완전히 반영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원유시장에서의 '백워데이션'은 근월물 가격이 원월물 가격보다 높은 것을 말하며 수요가 강하고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그는 "이번 사태에 각국 지도부가 대응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변동성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늘어나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겠다고 밝히면서 공급에 대한 우려를 다소 완화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18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451만4천 배럴 증가한 4억1천602만2천 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30만 배럴 증가보다 더 크게 늘어난 것이다.
휘발유 재고는 58만2천 배럴 줄었고, 정제유 재고는 58만4천 배럴 감소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 재고는 150만 배럴 감소하고, 정제유 재고는 200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전 세계 전략비축유를 추가로 방출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조건이 갖춰짐에 따라 추가적인 원유를 방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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