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C 노선 4개역 추가…왕십리·인덕원·의왕·상록수역 신설(종합)
실시협약 반영돼 투자심의 거쳐 확정키로…'표심 얻기용' 지적도
GTX-B도 최대 3개역 추가 검토…GTX-A는 삼성역 무정차 통과 추진
(세종=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정부가 경기도 양주 덕정과 수원을 잇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C(GTX-C) 노선에 왕십리·인덕원·의왕·상록수역 등 4개 역을 추가하기로 했다.
이들 역은 지방자치단체가 GTX-C 사업 논의 과정에서 강력하게 신설을 요구한 것이다. 지금까지 역 추가와 관련해 공식적인 발언을 아끼던 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이런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표심 얻기' 목적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정부는 인천 송도와 남양주 마석을 잇는 GTX-B 노선에도 역을 최대 3개까지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파주 운정에서 화성 동탄을 잇는 GTX-A 노선은 2024년 6월에 전 구간이 완공되더라도 2028년까지는 삼성역에 서지 못할 전망이다.
◇ GTX-C 상반기 실시협약 체결…왕십리·인덕원·의왕·상록수역 추가
국토교통부는 24일 "GTX-C 노선의 우선협상대상자가 지자체와 긴밀한 논의를 거쳐 제안한 4개 추가역(왕십리·인덕원·의왕·상록수역)에 대해 우선협상대상자의 민자적격성조사 결과 적격성이 확보돼 지난 1월 실시협약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실시협약은 향후 한국개발연구원(KDI) 검토 및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작년 6월 GTX-C 노선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건설[000720] 컨소시엄을 선정한 후 올해 상반기 실시협약 체결을 목표로 협상이 진행 중이다.
원래 창동·광운대·청량리·삼성·양재 등 10개 역으로 기획됐는데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당시 왕십리역과 인덕원역을 추가 정차역으로 제안했다.
이후 사업자 측은 지자체 협의를 거쳐 작년 8월 의왕역, 12월엔 상록수역까지 총 4개 역을 추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애초에 국토부는 추가 역 신설은 어렵다는 입장이었으나 지자체의 강한 요청에 왕십리역과 인덕원역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의왕역 신설도 작년 8월 3차 신규 공공택지 추진계획 발표에 포함시켜 기정사실로 했다.
다만 상록수역의 포함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정부가 신설 역을 공식적으로 특정해 발표한 것도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이유로 이번 발표가 다음 달 대선을 앞두고 지역 표심을 얻으려는 목적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빠른 속도가 핵심인 GTX가 예정보다 많은 역에 정차하면서 속도가 느려져 실효성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과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그동안 여러 차례 얘기가 나오고 어느 정도 다 알려진 내용이어서 (주택 시장에 대한) 영향이 이미 줄었다고 본다"며 "정부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자가 지자체 협의를 거쳐 제안하는 것이므로 정치적 일정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속도 감소 우려에 대해서는 "이미 사전에 열차의 목표 속도를 고려해 3개까지 추가 역 신설이 가능하도록 시설사업기본계획(RFP)에 명시해놨다. 상록수역만 예외로 추가됐으나 운행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 GTX-A 2028년까지 삼성역 무정차…GTX-B도 최대 3개 역 추가 검토
정부는 GTX-C 노선과 관련, 갈등이 불거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지하 관통과 도봉구 도봉산역∼창동역 구간 지상화 방안을 놓고 지역주민과 소통하기 위해 다음 달 중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업자가 여러 측면을 고려해 지상화로 계획을 변경한 것인데 주민들에게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것 같다"며 "결론을 정해놓고 하는 것은 아니고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실시협약에 반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2019년 6월 착공된 GTX-A 노선은 2024년 상반기까지 완공을 목표로 올해 차량 제작, 임시차량기지 건설, 신호 시스템 설치 등의 작업에 착수한다.
파주 운정역∼삼성역(민자)은 2024년 6월, 삼성역∼동탄역(재정)은 내년 12월 각각 준공돼 분리 운영된다.
하지만 2024년부터 개통되더라도 서울시가 추진 중인 삼성역 복합환승센터(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건설계획으로 인해 환승센터가 준공되는 2028년까지는 GTX 열차가 삼성역에 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2028년까지 삼성역을 무정차 통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사업 기간을 단축하고 2028년 이전에라도 지하철 2호선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이용자 편의를 위한 대책을 서울시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GTX-B 노선은 올해 상반기 재정구간(용산∼상봉)에 대한 기본계획과 민자구간(송도∼용산·상봉∼마석)에 대한 RFP를 각각 고시한다는 목표다.
재정구간은 지난달 설계 적정성 검토가 완료됐다. 이달 중 총사업비가 확정되면 다음 달 기본계획을 고시하고 연내 착공한다.
민자구간은 KDI에서 RFP 안을 검토 중이며 추후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를 통해 확정된다. 연말께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GTX-B도 지자체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사업자가 추가 역을 최대 3개까지 제안할 수 있도록 RFP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른바 'GTX-D'로 불리는 서부권 광역급행철도는 작년 11월부터 사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며, 연내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정부는 정치권과 지역에서 꾸준히 나오는 GTX 노선 연장 요구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국토부 관계자는 "노선을 연장하려면 사업비 재추산을 비롯해 예비타당성조사부터 전부 다시 해야 해 추진 일정이 당초 계획보다 3∼4년 늦어질 수 있다"면서 "만일 연장하더라도 별도 사업으로 추진하거나 비용 부담 문제를 해결한 뒤에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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