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미국·일본·호주, 전략비축유 방출 준비(종합)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한 가운데 미국과 일본, 호주가 전략비축유(SPR) 방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로이터통신 등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국제 유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다른 나라와 함께 전략비축유를 방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종 결정을 내린 상태는 아니지만 다른 나라와의 공조 방안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으며, 방출 시기와 규모에 대한 모델링 작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휘발유 가격 안정을 위해 전략비축유 방출 의향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이를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에너지 시장 충격 최소화를 위해 다른 나라들과 함께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내놓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석가들은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갤런당 4달러를 넘길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현재 갤런당 3.54달러 수준이다.
일본 정부의 한 관리도 24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요청하면 다른 회원국들과 함께 비축유 방출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경제산업성은 성명을 내고 "원유 시장의 안정은 세계·일본 경제 안정에 극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도 이날 참의원(상원)에 출석, 일본의 높은 대외 원유 의존도를 지적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유가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앵거스 테일러 호주 에너지 장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 IEA, 미국과 함께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면서 유가 안정을 위해 전략비축유를 방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테일러 장관은 국제적인 유가 급등을 통제할 수는 없겠지만 미국, IEA와 함께 국제유가 급등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EA는 이번 주 초 회원국들이 원유시장에 적당한 공급이 이뤄지도록 공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2일 IEA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IEA 회원국들의 원유 비축량은 전략비축유 15억배럴을 포함해 41억6천만배럴 정도였다.
지난해 말 기준 일본은 4억8천만배럴 규모의 전략비축유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작년 11월 고유가를 잡기 위해 전략비축유 5천만배럴 방출을 발표했으며, 한국과 영국, 인도, 중국, 일본 등 주요 석유 소비국도 방출에 동참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 검토 소식이 전해진 뒤 소폭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등세로 돌아섰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작전 개시 발표 직후 급등해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약 12만원)에 도달했다. 브렌트유는 이후 소폭 내려가 배럴당 99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23일 거래를 배럴당 92.10달러에 마쳤던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전쟁 발발 소식에 배럴당 97달러 안팎으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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