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중국 장악한 가상화폐 채굴용 반도체 시장에 진출

입력 2022-02-23 10:21
인텔, 중국 장악한 가상화폐 채굴용 반도체 시장에 진출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가상화폐 채굴기 시장 진출을 선언한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이 그동안 이 시장을 주도해온 중국 업체들에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달 채굴용 반도체인 1세대 '보난자마인' 칩을 선보인 데 이어 이달 초 가상화폐 채굴 관련 시장 진출 구상을 내놓았다.

인텔은 새로 내놓을 채굴용 칩이 비트코인과 대체불가토큰(NFT) 등 가상화폐 채굴용 연산에 최적화된 블록체인 가속기로 뛰어난 에너지 효율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텔은 올해 말부터는 잭 도시의 디지털 결제업체인 블록과 채굴업체인 그리드 인프라스트럭처, 아르고 블록체인에 채굴 칩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가속 컴퓨팅 시스템 및 그래픽 사업 부문 내에 담당 조직도 신설했다.

블룸버그는 인텔의 채굴 칩 시장 진출이 중국 채굴기 업체들의 가격결정력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중국의 규제 이후 세계 최대 채굴지역으로 부상한 북미지역 채굴업자들에 대한 유지보수 서비스 강화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가상화폐 채굴 하드웨어 시장은 그동안 비트메인, 마이크로BT와 같은 중국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었다.

블룸버그는 그동안 가상화폐 채굴기 시장은 제조사들이 가격 결정권을 가지는 공급자 위주 시장이었다면서 채굴업체들은 강력한 경쟁자가 될 인텔의 등장으로 비용 관련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북미지역 채굴업자 입장에서는 25%에 달하는 관세를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인텔의 등장이 반가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부연했다.

비트코인 채굴업체에 여신을 제공하는 싱가포르 소재 바벨 파이낸스의 대출책임자인 통 라이는 인텔이 모든 면에서 비트메인을 따라잡으려면 수년이 걸리겠지만 인텔의 시장 진출이 업계에는 좋은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텔이 공개한 1세대 채굴 칩의 전력 효율이 비트메인 제품보다 떨어진다는 점을 들어 인텔 제품이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도 나온다고 말했다.

인텔은 실제 판매용이 될 2세대 채굴 칩의 구체적인 사양은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가상화폐 채굴 업계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지난해에 이전해보다 두 배 이상인 150억달러(약 17조9천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k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