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붙어도 투표는 따로'…인도 샴쌍둥이 눈가리고 각각 한 표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허리 부분이 붙고 다리를 공유한 인도의 샴쌍둥이가 선글라스를 쓰고 각각 투표권을 행사해 눈길을 끌었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과 힌두스탄타임스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샴쌍둥이인 소한 싱·모한 싱 형제(19)는 전날 인도 북부 펀자브주 암리차르에서 주의회 선거 투표에 참여했다.
형제는 선거관리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각각 투표권을 부여받았다. 터번을 쓰고 연두색과 주황색으로 분리된 옷을 입고 투표소에 들어선 이들은 비밀 투표 원칙을 지키기 위해 선글라스도 제공 받았다.
소한은 "짙은 색의 안경 때문에 투표소 내에서 우리는 상대가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투표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해줘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투표소 관계자는 "형제의 투표는 매우 독특한 사례"라며 "그들은 신체적으로 연결됐지만 분리된 투표자인 셈"이라고 말했다.
형제는 투표를 마쳤다는 의미로 검지를 들어 보이기도 했다. 선관위는 중복 투표를 막기 위해 투표를 마친 이의 검지 손톱 가운데에 지워지지 않는 특수 잉크를 발라 주는데 유권자들은 이를 '인증샷'으로 종종 활용한다.
형제는 심장과 팔 등은 분리됐지만 허리 부분이 결합되고 일부 장기와 다리를 공유한 상태로 태어났다. 2003년 출생 직후 부모에 의해 버려졌다.
이들은 어릴 때 신체 분리 수술 권유를 받았지만 다른 한 명의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응하지 않았다.
이후 지난해에는 펀자브주 전력공사에 입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급여는 한 사람 몫만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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