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음식배달 플랫폼에 수수료 인하 압박…메이퇀 주가 급락
발개위 등 14개 기관 공동 발표…전문가, 수수료 5% 인하 예상
'중국판 배달의 민족' 메이퇀 주가, 이틀새 20% 가량 하락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 당국이 메이퇀뎬핑(美團点評·메이퇀)과 어러머'(餓了<麻변밑에 작을요>·Ele.me) 등 대형 온라인 음식 배달 플랫폼을 대상으로 수수료 인하 지침을 내리는 등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메이퇀과 어러머 등 중국의 대형 온라인 음식 배달 플랫폼들의 수익 가운데 수수료 비중이 매우 높은 점을 들어 이들 대형 배달 플랫폼이 이번 조치로 결정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22일 중국 경제 매체 재경(財經)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를 포함한 14개 기관은 지난 18일 공동 발표문을 통해 온라인 배달 플랫폼 기업들에 대해 음식점에 부과하는 수수료를 낮추도록 지침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당국의 이런 발표는 메이퇀을 비롯한 거대 기술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중국 당국은 발표문에서 외식업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면서 배달 플랫폼 기업들에 대해 "외식업계의 비용 부담 완화를 돕기 위해 수수료를 인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발표문은 특히 코로나19의 위험도가 중급 이상인 지역의 외식업계에 대해선 수수료 우대 조처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의 지침에 따라 대형 배달 플랫폼 기업의 외식업계에 대한 수수료가 5% 가량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당국의 온라인 배달 플랫폼 수수료 인하 지침이 발표되자 메이퇀의 주가는 이틀간 20%가량 급락했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메이퇀의 주가는 지난 18일에는 전일 대비 14.86% 하락한 주당 188홍콩달러(약 2만8천800원)로 거래를 마쳤다.
메이퇀의 주가는 21일에도 3.99% 하락해 180.5홍콩달러(약 2만7천660원)로 장을 끝냈다.
메이퇀의 대주주인 텐센트의 주가도 약세를 기록했다.
또한 뉴욕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의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알리바바는 어러머의 모기업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대형 온라인 배달 플랫폼 기업들이 이번 수수료 인하 조치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시장조사업체인 아이미디어리서치의 장이 CEO는 "이들 플랫폼 기업의 매출에서 수수료의 비중이 가장 높기 때문에 수수료 인하는 이들 기업의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 기업인 애널리시스의 리잉타오 애널리스트는 수수료가 5%가량 인하되면 대형 온라인 배달 플랫폼들이 외식업계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25∼27%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온라인 음식 배달 시장 규모는 약 1천50억 달러(약 125조5천억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배달 서비스 시장은 메이퇀과 어러머가 장악하고 있다.
2020년 말 현재 '중국판 배달의 민족'으로 불리는 메이퇀이 67.3%의 시장 점유율로 압도적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어러머가 26.9%의 점유율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메이퇀의 활성 이용자는 지난해 9월 말 현재 6억6천800여만 명에 달한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20년 11월 앤트 그룹의 상하이 증시와 홍콩증시 기업공개(IPO)를 불허한 것을 신호탄으로 거대 기술기업에 대해 각종 규제를 가하고 있다.
알리바바 그룹 창업자 마윈(馬雲)이 이끄는 핀테크 기업 앤트 그룹은 당시 상하이증시와 홍콩 증시에 동시 상장해 사상 최대규모인 약 340억 달러(약 40조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중국 당국의 갑작스러운 제동으로 IPO가 무산됐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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