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식용유 이어 두부 파동…국제 대두 가격 급등 탓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에서 글로벌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여파로 식용유에 이어 두부 파동이 발생했다.
21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자카르타 수도권의 두부·뗌뻬 공장이 이날 대두 가격 급등과 관련한 정부의 조치를 촉구하며 사흘간의 총파업에 돌입했다.
뗌뻬는 한국의 메주처럼 발효시킨 콩으로 만든 현지 인기 식품으로, 두부와 마찬가지로 대두(콩)를 원료로 한다.
자카르타 수도권의 두부·뗌뻬생산협회 카이룬 회장은 "수입 대두 가격이 급등해 소비자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며 "파업을 통해 우리의 어려움을 알리고, 정부의 가격 개입을 촉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카이룬 회장은 통상 수입 대두 가격이 1㎏당 9천∼1만 루피아였는데, 지금은 1만2천 루피아 가까이 올랐고, 계속 상승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대두 가격은 작년 12월부터 오르는 중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국제 공급망에 장기간 차질이 빚어진 상태에서 대두 최대 수출국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의 생산량 감소 전망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국제 가격이 급등세를 탔다.
두부 생산업자인 이르판은 "대두 가격이 석 달 전부터 슬슬 오르는 것 같더니 3주 전부터 너무 빠른 속도로 상승해 감당할 수 없다"며 "두부 크기를 줄이고, 고용 인원도 줄였지만, 결국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고 매출이 전보다 30% 감소했다"고 말했다.
뗌뻬 생산업자 아흐맛 압둘라도 "평소 5천 루피아에 팔던 뗌뻬 소비자 가격을 8천 루피아로 올리니 손님들이 놀랄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대두 가격 상승은 국제적 이슈로, 한국의 풀무원과 CJ제일제당도 이달 중순 수입콩 두부 제품의 가격을 8% 안팎 인상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석탄과 팜유 세계 최대 수출국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시장에 공급 부족이 발생하는 역풍을 맞았다.
생산업자들이 수출에만 집중하고, 내수 공급을 등한시하면서 발생한 일이다.
이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석탄과 팜유 생산업자 모두 내수시장 공급 의무 미이행 시 수출을 금지했다.
특히, 팜유 식용유 소비자 가격이 작년 초 L(리터)당 1만4천 루피아에서 올 초 2만 루피아로 40% 이상 오르자, 보조금을 투입해 가격 상한제를 적용하고 나섰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