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재 대상인 폼페이오 전 미 국무장관, 내주 대만 방문"
현지 매체 "대만총통 등 예방"…중국 정부 거센 반발 예상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이 다음 주 대만을 지지 방문해 다음 달 3일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예방할 예정이라고 대만의 친정부 성향 자유시보(自由時報)가 21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은 폼페이오 전 장관이 차이 총통 외에도 여러 대만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면담하고,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인 TSMC 등 대만의 주요 기업 책임자들과도 비공개로 만날 계획이라고 전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폼페이오 전 장관을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입국을 금지하는 제재 명단에 올린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1월 중국 정부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에 맞춰 "중국의 자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미 정부의 중국 관련 움직임에 주로 책임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폼페이오 전 장관과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매파' 28명에게 이 같은 제재를 부과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미·중 신냉전 시대를 연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중 강경 정책을 주도한 '대중 매파'다.
그가 국무장관으로 재직한 시기에 미국은 미·중 수교 이후 유지해온 오랜 관행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중국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대만과의 실질적 관계를 급진전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은 F-16V 전투기 등 수십조원 어치의 최신 무기의 대만 수출을 승인하면서 중국의 압박에 맞선 대만의 요새화를 지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 판매를 승인한 무기 규모는 미·중 수교 이후 모든 미 행정부들이 승인한 것보다 많은 수준이었다.
아울러 당시 미 정부는 앞장서 대만이 세계보건총회(WHA) 등 국제 외교 무대에 복귀하도록 전면적으로 지원했다.
특히 폼페이오 전 장관은 퇴임 직전 국무부를 포함한 정부 관리들의 대만 관리 공개 접촉 제한 규정을 철폐함으로써 미국과 대만의 공식 교류가 획기적으로 늘어나는 토대를 마련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앞서 대만 방문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그는 작년 3월 대만 중앙통신사와 인터뷰에서 "만약 언젠가 기회가 되어 그곳(대만)을 방문하게 된다면 정말 멋지고 즐거운 일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자유시보는 폼페이오 전 장관의 대만 방문길에 트럼프 정부의 대중 '책사'로 알려졌던 마일스 위(위마오춘·余茂春)가 동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안후이성 출신인 중국계 미국인 마일스 위는 톈진(天津)의 명문대학인 난카이(南開)대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해군사관학교에서 현대중국학 등을 강의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과 마일스 위는 모두 퇴임 후 미국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에 몸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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