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통 던지자 최루액 발사…캐나다 경찰, 트럭시위 강경 진압

입력 2022-02-20 04:26
휘발유통 던지자 최루액 발사…캐나다 경찰, 트럭시위 강경 진압

전날 100여명 체포 이어 이날도 47명 추가 체포…차량 38대 견인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의무화에 항의하며 캐나다 수도 오타와 도심을 점거한 트럭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충돌했다.

19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캐나다 경찰은 전날 오타와에서 해산 명령에 불응한 시위 참가자 100여 명을 체포한 데 이어 이날도 국회의사당과 총리실 주변을 가로막은 시위대 본진을 겨냥해 체포 작전에 나섰다.

다수의 시위 참가자가 경찰을 향해 휘발유통을 던지며 저항하자, 경찰도 페퍼스프레이(최루액 분사기)를 발사하고 섬광탄을 쏘며 강하게 대응했다.

이날 경찰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여러분에게 떠나라고 말했고 충분한 시간을 줬다"며 경고장을 날린 뒤 차창을 깨고 안에서 농성하던 시위대를 끌어내 체포하기 시작했다.

이날 낮까지 경찰은 47명을 추가로 체포하고, 전날부터 이틀간 오타와에서 시위 차량 38대를 견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의 강경 진압은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지난 14일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긴급조치를 발동한 이후 시작된 것이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국회의사당에서 위기대응그룹 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

연방 기마경찰까지 동원한 진압 작전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3주간 오타와 도심을 마비시킨 트럭 시위가 막바지 상황에 몰린 것으로 외신들은 진단했다.

앞서 미국과의 접경 지역 4곳에서 열렸던 트럭 시위가 주초에 이미 종료된 가운데 오타와에서도 경찰의 진압에 맞닥뜨린 상당수 시위 참가자가 자진해서 현장을 떠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럭 시위 지도부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오타와 법집행기관의 권력 남용에 충격을 받았다"며 "트럭기사들에게 (경찰의) 잔혹행위를 피하기 위해 국회의사당에서 떠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백신 의무화 등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반발하는 전 세계 우익 인사들은 여전히 트럭 시위를 향해 지지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트위터에서 트럭 시위에 관한 질문에 "내가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다음 선거에서 투표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것"이라며 시위대에 동조했다.

최근 머스크 CEO는 트뤼도 총리를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하는 듯한 트윗을 올린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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