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경찰, 오타와 백신 반대 트럭시위 강제해산…20여명 체포(종합)
주동자 연행·트럭 등 차량견인…일부 시위대 '자유' 외치며 저항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캐나다 경찰이 수도 오타와를 3주 동안 마비시킨 트럭시위 강제 해산에 나섰다고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찰은 전날 밤 이번 시위를 주도한 타마라 리치와 크리스 바버 등 지도자급 인사 2명을 체포한 데 이어 이날 오전부터 본격적인 시위대 체포와 차량 견인을 시작했다.
극우 성향의 또 다른 시위 지도자 팻 킹도 이날 경찰에 체포됐다.
현장에서는 무기를 소지하고 특수기동대 유니폼을 입은 경찰대원 100여 명이 오타와 도심을 봉쇄 중인 트럭과 트랙터, 캠핑카 등 시위 차량 사이를 누비는 장면이 목격됐다.
경찰에 투항한 시위 참가자들이 수갑을 찬 채 연행되는 가운데 일부 참가자는 경찰에 끌려가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의무화에 반대하는 팻말을 끝까지 들고 있었다고 AP는 전했다.
곳곳에서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이 벌어졌고, 경찰과 맞선 시위대는 "자유"를 외치며 울부짖거나 캐나다 국가를 합창했다.
캐나다 경찰은 시위 참가자 21명을 체포하고, 오타와 도심 봉쇄에 동원된 차량 중 20여 대를 견인했다고 밝혔다.
진압 작전 과정에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진압 과정에 자진해서 철수하는 시위 차량도 많았다고 AP는 보도했다.
이들은 트럭 기사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의무화 조치에 반발해 오타와뿐 아니라 미국과의 접경 지역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인 시위를 벌였다.
트럭시위는 전반적인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대한 항의와 쥐스탱 트뤼도 정부에 대한 저항으로 확대되면서 오타와에서만 시위대 규모가 한때 4천 명을 넘을 정도로 세를 크게 불렸다.
트럭시위에 자극을 받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역시 코로나19 백신 등 방역 정책에 반발하는 '모방 시위' 또는 '연대 시위'가 벌어졌다. 미국의 극우 세력은 성금을 모아 전달하는 등 캐나다 트럭시위대의 '돈줄' 역할을 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미국 디트로이트를 잇는 앰버서더 다리 트럭시위의 경우 자동차 부품 이동을 막아 글로벌 자동차 생산에 차질을 초래하기도 했다.
앰버서더 다리를 포함한 국경 4곳의 트럭시위는 지난 16일까지 차례로 해산했으나, 오타와 도심에는 이날 아침까지 300여대의 차량이 남아 경찰의 해산 명령에 불응했다.
초기 안이한 대응으로 시위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에 직면한 트뤼도 총리는 결국 지난 14일 긴급조치를 발동해 강경 대응으로 전환했다.
이후 경찰은 시위대에 체포는 물론 차량 압수, 면허 취소, 벌금 부과 등의 조치를 당할 수 있다고 예고하며 해산 작전을 준비해왔다.
한편, 트럭시위 여파로 생계에 타격을 받은 업주와 노동자 등은 시위대에 3억600만캐나다달러(약 2천880억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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